조문 정치ㆍ홍준표와 맞짱 방송 등 연일 관심도
사람사는세상 노무현재단 유시민 이사장이 23일 서울 마포구 노무현재단에서 열린 노무현 대통령 서거 10주기 준비 기자간담회에서 추모행사 주제, 노무현시민센터 건립 취지 등을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출마를 안 하겠다는 사람이 왜 정치현안에 적극 목소리를 내고, 고(故) 김홍일 전 의원 빈소에 신속히 조문을 갔겠어요. 예를 표하는 차원이었겠지만 요즘 행보가 예사롭게 보이진 않습니다.”

더불어민주당 한 의원은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의 최근 움직임을 이 같이 해석했다. 유 이사장과 동교동계의 껄끄러웠던 과거 인연을 고려하면, 지난 21일 오전 11시 유 전 이사장이 노 전 대통령의 아들 건호씨와 함께 신촌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을 찾은 것은 ‘조문(弔問) 정치’로 평가할 만 하다는 얘기다. 유 이사장은 2010년 지방선거 때 경기도지사 야권 단일후보로 나서 김문수 경기도지사에게 4%포인트 차로 낙선했다. 당시 유 후보는 동교동 이희호 여사를 찾아가 과거 김대중 전 대통령을 비판하는 글을 쓴데 대해 사과했고, 이후 박지원 의원이 유 후보 지원유세에 나서기도 했다. 새누리당 지도부가 유 후보의 김 전 대통령 비판 글을 선거에 적극 활용해 호남표의 동요를 유도하는 전략을 썼기 때문이다.

이처럼 유 이사장의 정치현장 복귀는 여권의 큰 관심거리다. 문재인 정부의 국정운영 분수령이 될 내년 총선을 앞두고 진영의 미래를 이끌 잠룡들이 정치현장에 총투입돼야 한다는 논리에서다.

실제 유 이사장은 최근 왕성한 정치활동을 보이고 있다. 정치현안에 직접 목소리를 내는 ‘알릴레오’ 유튜브 운영,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와 공동방송 추진을 비롯해 공중파 방송을 통해 뉴스를 생산하고 있다. 이에 야당의 견제도 이어지고 있다. 심재철 자유한국당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유 이사장을 향해 “1980년 상황을 왜곡하고 자신의 행동을 일방적으로 미화시키는 것은 명백한 역사 왜곡”이라고 주장했다. 유 이사장이 당시 학생운동을 하다가 잡혀 계엄군 합동수사본부에서 쓴 진술서가 자신에게 불리하게 작용했다는 주장이다. 유 이사장은 앞서 한 예능프로그램에 출연해 “글쓰기 재능을 발견한 곳이 합수부”라고 했었다. 노무현재단 관계자는 “심 의원의 일방적 주장”이라며 “25일 김대중도서관과의 공동 학술대회에서 유 이사장이 직접 상세히 해명할 것”이라고 했다.

유 이사장이 대중의 관심을 묶어두는 데 천부적인 재능을 가졌다는 평가도 있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유 이사장의 이름이 정치권에서 꾸준히 나오는 이유는 언제든 대선 주자로 부상할 잠재력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유 이사장이 제도권 정치에 속하지 않고 작가, 노무현재단 이사장 등으로 활동하는 것도 야당의 검증과 공격을 피하려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다.

다만 유 이사장은 23일 서울 마포구 노무현재단 사무실에서 개최한 기자간담회에서 “직업으로서의 정치는 완전히 끝났다”고 정치복귀설을 적극 부인했다. 유 이사장은 “(정계복귀를 하지 않겠다고) 그렇게 말씀을 드려도 안 믿어주면 말로는 방법이 없다"며 "그분들의 희망 사항이라고 생각하고, 제 인생은 제가 결정한다"고 했다. 그는 방송에서의 정치적 의견 표명 등은 계속 하겠다는 뜻을 내비치면서 “직업으로서의 정치는 안 하겠다”고 했다.

유 이사장은 노 전 대통령 서거 10주기(5월23일)를 맞아 노무현시민센터 건립과 전국단위 시민문화제 추진 계획도 밝혔다. 그러면서 “지적 자극을 주던 노 전 대통령이 곁에 안 계셔서 아쉽지 않은 날이 단 하루도 없었다”는 소회를 빼놓지 않았다.

정지용 기자 cdragon25@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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