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BTS 새 앨범에 영감 준 책 저자 “융에 관심 갖는 게 놀랍다”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BTS 새 앨범에 영감 준 책 저자 “융에 관심 갖는 게 놀랍다”

입력
2019.04.24 04:40
17면
0 0

 스타인 교수 가사 분석 “페르소나 극복 자신의 영혼 찾는 과정을 노래” 

방탄소년단(BTS)이 지난 17일 오전 서울 중구 을지로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새 미니앨범 '맵 오브 더 솔 : 페르소나(Map of the soul: Persona)' 발매 기자간담회를 열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홍인기 기자
방탄소년단(BTS)이 지난 17일 오전 서울 중구 을지로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새 미니앨범 '맵 오브 더 솔 : 페르소나(Map of the soul: Persona)' 발매 기자간담회를 열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홍인기 기자

“내 영혼의 지도가 어떻게 구성됐는지 찾는 과정입니다.”

아이돌 방탄소년단(BTS)의 새 미니앨범 ‘맵 오브 더 솔: 페르소나’는 심리학자 칼 구스타프 융의 연구에서 영감을 받았다. 특히 융 연구자인 머리 스타인 교수의 책 ‘융의 영혼의 지도’에서 착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멤버 RM은 지난 17일 기자회견에서 “‘융의 영혼의 지도’는 소속사(빅히트엔터테인먼트)에서 추천해준 책”이라며 “융은 페르소나라는 개념을 제창했던 사람이었기에 궁금했다”고 말했다. 앨범 발매에 맞춰 융 관련 서적 판매량도 세계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온라인 서점 예스24에 따르면 ‘융의 영혼의 지도’는 최근 인문학 분야 베스트셀러 4위에 올랐다. 미국 아마존에서도 이 책이 대중 심리학 분야 4위를 차지했다.

방탄소년단의 새 앨범에 의도치 않게 영향을 준 스타인 교수는 ‘맵 오브 더 솔: 페르소나’를 어떻게 받아들일까. 스타인 교수는 최근 한국일보와 서면 인터뷰에서 “현 세대가 융의 사상에 관심을 가지고 있으며, 책 ‘융의 영혼의 지도’를 읽고 있다는 사실에 놀랐다”며 “(방탄소년단의) 팬 ‘아미’에게 뿌려진 융의 씨앗이 앞으로의 삶에서 튼튼하게 자라길 바란다”고 말했다. 스타인 교수는 국제분석심리학회 회장을 역임했고, 스위스 취리히의 국제분석심리학교에서 근무하고 있다. 스타인 박사는 몇 주 전 자신이 가르치는 학생을 통해 방탄소년단에 대해 알게 됐고, 방탄소년단의 앨범을 분석하며 놀랐다고 했다.

스타인 교수는 앨범에 대한 구체적인 분석도 내놓았다. 그는 지난 14일 미국 팟캐스트 ‘융을 말하다’에 출연해 ‘맵 오브 더 솔: 페르소나’의 전체 내용이 페르소나를 극복하고 자신의 영혼을 찾는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페르소나는 사회 활동을 위해 만든 얼굴을 뜻하며, 융이 만든 대표적인 심리학 개념이다. 스타인 교수는 “첫 번째 수록곡 ‘인트로: 페르소나’가 자신의 영혼이 어디에 있는지 묻는다면, 다음 곡이자 타이틀인 ‘작은 것들을 위한 시’에선 그 영혼이 이 물음에 응답하고 나타난 것”이라며 “2014년 발표한 ‘상남자’에선 상대방에게 사로잡힌 사랑을 노래했다면, 지금은 한층 더 성숙한 모습을 그린다”고 말했다. 그는 마지막 수록곡 ‘디오니소스’에 대해선 “방탄소년단에 관한 페르소나를 부수는 것”이라고도 봤다.

방탄소년단(BTS)이 지난 17일 오전 서울 중구 을지로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새 미니앨범 '맵 오브 더 솔 : 페르소나(Map of the soul: Persona)' 발매 기자간담회 도중 화면에 미국 싱어송라이터 할시의 동영상이 나오자 몸을 돌려 보고 있다. 홍인기 기자
방탄소년단(BTS)이 지난 17일 오전 서울 중구 을지로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새 미니앨범 '맵 오브 더 솔 : 페르소나(Map of the soul: Persona)' 발매 기자간담회 도중 화면에 미국 싱어송라이터 할시의 동영상이 나오자 몸을 돌려 보고 있다. 홍인기 기자

타이틀곡 작업에 참여한 미국 싱어송라이터 할시에 대한 해석도 눈길을 끌었다. 스타인 교수는 할시를 융이 만든 개념 중 하나인 ‘아니마’로 봤다. 아니마는 남성의 무의식에 있는 여성성을 뜻한다. 스타인 교수는 할시가 한국인 남성으로 구성된 방탄소년단의 대척점에 서 있는 미국인 여성이라는 점에 주목했다. 그는 “한국인 남성인 방탄소년단 멤버들의 무의식 중에 미국인 여성이라는 아니마를 발견하고, 이를 통해 자신의 영혼을 찾는 과정인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나미 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아니마는 무의식에 존재하며 페르소나를 도와주는 존재이며, 거꾸로 망치기도 한다”며 “긍정적인 아니마는 남성에게 여러 영감을 주는 뮤즈가 될 수 있다. 방탄소년단의 경우 팬 ‘아미’가 될 것”이라고 풀이했다.

방탄소년단은 새 앨범에 담긴 뜻에 대해 말을 아끼고 있다. RM은 지난 17일 기자간담회에서 “새 연작에 담긴 내용에 대해 ‘인트로: 페르소나’나 책 등으로 추측하는 팬들이 많다”며 “방탄소년단을 끌어온 힘의 근원과 그늘, 나아가야 할 내일에 대해 이야기한다는 것 정도만 말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강진구 기자 realnine@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