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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희 주사파”에 이어… “이재명 종북”도 명예훼손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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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희 주사파”에 이어… “이재명 종북”도 명예훼손 아니다

입력
2019.04.23 11:43
수정
2019.04.23 19:20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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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 변희재 상대 원심 뒤집어

지난해 5월 변희재씨가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법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해 5월 변희재씨가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법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정희 주사파’에 이어 ‘이재명 종북’ 표현도 정치인에 대해 허용되는 표현이라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정치인의 이념 성향에 대한 의견 표명을 명예훼손으로 처벌할 수 없다는 의미다.

대법원 1부(주심 박정화 대법관)는 이재명 경기지사가 보수논객을 자처하는 변희재씨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에 돌려보냈다고 23일 밝혔다.

변씨는 2013년 1월부터 다음해 2월까지 총 13회에 걸쳐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당시 성남시장이던 이 지사에 대해 ‘종북 혐의’, ‘종북에 기생해 국민들 피 빨아먹는 거머리떼들’, ‘종북보다 더 나쁜 종북’ 등이라고 표현했다. 이와 함께 2014년 2월 16일부터 같은 달 22일까지 ‘안현수를 러시아로 쫓아낸 이재명 성남시장 등 매국노들을 처단해야 합니다’는 등의 비방 글도 총 16개를 게재했다. 이 지사는 변씨의 이 같은 글로 명예를 훼손당했다며 총 1억원을 위자료로 배상하라며 소송을 제기했다.

1ㆍ2심은 “종북 등의 내용이 진실하거나 그렇다고 믿을 만한 이유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며 “종북이라는 표현이 현재 우리나라 현실에서 갖는 부정적ㆍ치명적 의미에 비춰 단순히 수사적 과장으로 허용되는 범위에 속한다고 할 수 없다”며 400만원을 배상하도록 했다.

그러나 대법원은 “종북이라는 말은 시대적ㆍ정치적 상황에 따라 개념과 범위가 변하고, 사람이 느끼는 감정도 가변적일 수 밖에 없어 의미를 객관적으로 확정하기 어렵다”며 “피고의 표현에 종북이라는 말이 포함됐더라도, 공인인 원고의 정치적 이념에 대한 의견표명이나 의혹제기에 불과해 불법행위가 되지 않거나 위법하지 않다고 보는 게 타당하다”고 판단했다. 다만 “’거머리떼들’ 등의 모욕적이거나 인신공격적 표현은 불법행위가 될 수 있다”며 사건을 다시 심리하도록 했다.

앞서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지난해 10월 변씨가 이정희 전 통합진보당 대표 부부를 두고 ‘주사파’라 부른 사건에 대해서도 “주사파 표현은 명예훼손이 아니다”라는 취지의 판결을 내린 바 있다.

유환구 기자 redsu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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