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당원 1100명 상대 지지율 조사서 32% 기록 ‘압도적 1위’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가 보수당 당 대표직에서 물러날 경우, 그의 후임자로 보리스 존슨 전 외무장관이 평당원들한테서 가장 많은 지지를 받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메이 총리는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와 관련, 영국 정치권이 극도의 혼란에 휩싸이면서 사실상 리더십이 붕괴 수준에 이른 상태다.
22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보수당 지지 활동가들의 웹사이트 ‘컨서버티브홈(ConservativeHome)’이 최근 평당원 1,100명을 상대로 실시한 당권 후보자 지지율 조사에서 존슨 전 외무장관은 32%를 기록해 1위를 차지했다. 3명 가운데 한 명이 그를 보수당을 이끌 새로운 리더감으로 여긴다는 뜻이다. 최근 몇 개월간 이어져 온 20%대 지지율에서 급등한 수치다.
2위에는 도미니크 랍 전 브렉시트부 장관이 올랐다. 그러나 지지율은 존슨 전 장관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15%에 그쳤다. 마이클 고브 현 환경장관(8%)과 제러미 헌트 외무장관(6%), 사지드 자비드 내무장관(5%)이 뒤를 이었다. 앰버 루드 고용연금부 장관의 지지율은 2%에 불과했고, 맷 핸콕 보건부 장관과 데이비드 데이비스 전 브렉시트부 장관은 2% 미만이었다.
따라서 만약 메이 총리가 사퇴하고 보수당 대표 경선이 치러질 경우, 존슨 전 외무장관이 가장 강력한 도전자가 될 것이라는 게 텔레그래프의 전망이다. 보수당 대표 경선에는 하원의원 두 명 이상의 추천을 받으면 후보 출마가 가능하며, 최소 득표자를 제거하는 방식으로 단 두 명이 남을 때까지 계속 투표가 진행된다. 그리고는 약 12만명인 전체 보수당원이 최종 후보 2인에 대해 우편을 활용한 투표를 하게 된다.
앞서 메이 총리는 지난달 말 보수당 평의원 모임 ‘1922 위원회’에 참석, 브렉시트 협의안이 의회 승인투표에서 가결된다면 EU와의 미래관계 협상을 다른 이에게 맡기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면서 그는 “우리는 합의안을 통과시키고 브렉시트를 전달해야 한다”며 “나라와 당에 올바른 일을 하기 위해 내가 생각했던 시점보다 더 빨리 이 자리를 떠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현재 보수당 일각에선 메이 총리가 유럽의회 선거 참여 및 브렉시트 장기 연기 옵션을 택한 것을 비난하면서 불신임을 추진하려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김정우 기자 woo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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