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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 공수처 신설 교두보… 야 3당은 다당제 유지 기틀 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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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 공수처 신설 교두보… 야 3당은 다당제 유지 기틀 확보

입력
2019.04.23 04:40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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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주당, 바른미래당 주장 일부 수용… 판검사ㆍ고위직 경찰에만 기소권 

자유한국당을 뺀 여야 4당 원내대표들이 22일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선거제·개혁법안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 처리 방안 등과 관련해 브리핑하고 있다. 왼쪽부터 정의당 윤소하, 민주평화당 장병완, 바른미래당 김관영, 더불어민주당 홍영표 원내대표. 연합뉴스
자유한국당을 뺀 여야 4당 원내대표들이 22일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선거제·개혁법안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 처리 방안 등과 관련해 브리핑하고 있다. 왼쪽부터 정의당 윤소하, 민주평화당 장병완, 바른미래당 김관영, 더불어민주당 홍영표 원내대표. 연합뉴스

자유한국당을 제외한 여야 4당이 22일 선거제도 개혁안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법안 등의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 합의안을 마련하게 된 것은 각 당이 한발씩 양보했기 때문에 가능했다. 더불어민주당은 거대 양당체제의 기득권을 포기하는 대신 문재인 정부 숙원 사업인 공수처법과 검경 수사권 조정을 실현시킬 수 있는 교두보를 마련하게 됐고, 야 3당은 100%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관철시키지 못했지만 다당제 지속을 위한 법적 기틀을 확보했다. 그러면서 각 당 내부의 반발을 잠재울 수 있는 세부 내용도 주고받았다는 평가다.

공수처법은 패키지로 패스트트랙을 태우기로 한 개혁법안들 가운데 민주당과 바른미래당이 막판까지 합의에 가장 진통을 겪은 사안이다. 여당은 기소를 독점하고 있는 검찰 권력을 견제하려면 공수처가 피의자를 재판에 넘기는 기소권을 반드시 가져야 한다는 입장이었다. 하지만 바른미래당은 공수처가 기소권까지 갖게 될 경우 무소불위 권력을 가질 수 있다며 수사권만 줘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판사와 검사, 경무관급 이상 고위직 경찰에 대해서만 기소권을 부여하는 이번 조정안은 여야가 한발씩 물러선 결과물이다. 홍영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공수처의 수사 대상이 대통령 친인척을 포함해 약 7,000명인데 그 중에서 기소권 부여 대상인 판ㆍ검사, 경무관급 이상 경찰이 5,100명”이라며 “나머지 대통령 친인척과 고위공직자, 국회의원 등은 공수처가 직접 재정신청권을 받도록 해서 충분한 보완 대책이 됐다고 보고 합의했다”고 설명했다.

[저작권 한국일보]패스트트랙 관련 여야4당 주요 합의사항_김경진기자
[저작권 한국일보]패스트트랙 관련 여야4당 주요 합의사항_김경진기자

공수처장 후보추천위 구성 방식을 두고서는 민주당이 바른미래당의 주장을 일부 받아들였다. 당초 민주당이 발의한 안은 후보추천위 7명 중 법무부 장관, 법원행정처장, 대한변호사협회장 등 당연직 3명을 제외한 4명은 국회의장과 교섭단체가 추천한다고 모호하게 돼 있었다. 반면 바른미래당안은 국회 몫 4명을 여당 추천 1명, 야당 교섭단체 추천 3명으로 구성하자는 내용이었다. 합의안에는 여야가 2명씩 추천하는 것으로 정리됐다. 위원 5분의 4 이상의 동의를 받아야 공수처장 후보로 추천될 수 있도록 했는데, 야당 몫 위원 2명이 반대하면 임명이 불가능하다는 점에서 주고받기식 타협이 이뤄진 셈이다.

선거제 개편은 지난달 17일 여야 4당 정치개혁특위 간사들이 합의한 내용을 바탕으로 미세 조정을 거치기로 했다. 전체 국회의원 300석을 지역구 225석, 비례대표 75석으로 나누되, 초과의석이 발생하지 않도록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적용하는 것이 골자다. 여야 4당의 이견이 크지 않은 검경 수사권 조정 역시 구체적인 법안의 내용은 사법개혁특위에 맡기기로 했다.

이례적으로 본회의 표결 순서를 선거법→공수처법→검경 수사권 조정법으로 한다는 내용을 합의문에 명시한 것은 의미심장하다. 이는 민주당이 막상 본회의 표결에 갔을 때 공수처법과 검경 수사권 조정법만 통과시킨 뒤 자당에 불리한 선거법은 부결시키는 것 아니냐는 바른미래당 내 일부 의원들의 우려를 감안, 김관영 바른미래당 원내대표가 명문화를 강력하게 요청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와 함께 합의문에 5ㆍ18 민주화운동 특별법 개정안을 내달 18일 이전에 처리한다고 적시한 것은 민주평화당의 입장이 반영된 결과다. 바른미래당 등은 한국당과의 협상 여지를 남겨두기 위해 이를 넣는 데 미온적이었으나, 평화당이 강하게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서희 기자 sh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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