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차선 단선ㆍ탈선 등 연달아 발생한 사고 여파로 수장이 교체된 코레일이 철도안전 최우선 경영에 나섰다.
손병석(57) 코레일 신임사장은 지난 3월 27일 취임식을 경기 고양 KTX차량기지에서 가졌다. 부임 첫날 대전 본사 강당에서 임직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하던 취임식 관례를 탈피한 것은 철도안전 체계 수립을 확립하기 위해 현장을 우선하는 경영의지를 내비친 것이라는 해석이다.
현장 취임식을 가진 손 사장은 “안전한 철도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되찾는 것이 급선무”라며 “현장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 철도 안전에 대한 패러다임을 기본부터 다시 세우겠다”고 선언했다.
손 사장부터 현장경영을 실천하고 있다. 그는 평일ㆍ휴일을 가리지 않고 사고 지역을 비롯해 철도현장을 누비며 직원들의 목소리를 듣고 안전체계 확립을 독려하고 있다. “안전은 절대 타협할 수 없는 최우선 목표”라며 “책임감을 갖고 사각지대 없이 철저한 점검에 힘써달라”는 당부를 잊지 않는다.
이 같은 코레일의 안전 최우선 경영은 지난해 12월 발생한 강릉선 KTX 탈선사고와 앞서 11월 오송역 단선 등 연이은 사고가 시공불량과 작업 기본원칙 미준수, 차량 정비소홀 등 대부분 인적 과실로 인해 발생한 것으로 분석된데다 사고원인 등을 둘러싸고 책임 논란이 일며 사장까지 교체된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코레일은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철도안전 강화대책을 중심으로 우선 현장종사자의 책임성을 강화하기로 했다. 책임업무카드를 제공하고 유지보수와 정비 때 사진, 영상 등을 활용하여 기록을 관리하는 한편, 점검 실명제도 실시할 계획이다. 적극적 안전확보를 위해 현장종사자가 업무 수행과정에서 불안전한 요소를 파악할 경우에는 원인이 확인될 때까지 열차운행을 중지하도록 할 방침이다.
철도건설 및 시설관리자인 한국철도시설공단과 운영을 담당하는 코레일 두 기관간 안전관리 협력도 강화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최근 두 기관의 직원들이 참여하는 합동조직인 ‘철도시설안전합동혁신단’을 출범했다.
철도시설안전합동혁신단은 철도시설 안전업무 사각지대를 해소하고 철도현안과 관련된 쟁점사항에 대한 갈등조정과 두 기관의 상호협력을 강화하기 위한 것이다. 혁신단은 두 기관의 노반, 궤도, 건축, 전철, 신호, 통신 등 각 분야별 전문가들로 구성했다. 앞으로 철도시설의 설계와 시공, 인계인수, 유지보수 등 단계별 접점업무와 관련된 현안과 쟁점사항을 조정, 해결하여 운영단계 위험도를 최소화하고 중점관리 대상시설 특별관리와 안전기준 개선 업무 등을 수행한다.
철도차량에 대한 안전관리도 대폭 강화한다. 노후차량에 대해 전문기관의 정밀안전진단을 받도록 하고 안전과 직결되는 부품 정비에 대해서는 정비상태에 대한 전문기술자의 확인을 받은 후 운행하도록 할 계획이다. 부품검증 전담팀도 구성하여 양질의 부품이 조달되도록 할 방침이다.
하지만 코레일은 무엇보다 낙후된 시설에 대한 적극적인 투자가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철도 건설에 비해 눈에 잘 보이지 않는 안전과 직결된 유지보수가 상대적으로 외면 받고 있는 현실을 벗어나야 한다는 것이다.
손 사장은 “기존의 수익, 서비스 중심에서 안전으로 가치 전환을 선포했고 이러한 가치가 현장에 정착되도록 노력하고 있다”며 “국민에게 사랑받는 안전한 철도가 되도록 전사적 역량을 집중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허택회 기자 thhe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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