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대통령 “신북방정책 주요 파트너”… 토카예프 대통령과 공동성명 채택
카자흐스탄 정부에게 받기로 한 훈장은 취소… 靑 “카자흐 정부의 요청 때문”

카자흐스탄을 국빈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은 22일(현지시간) 누르술탄의 악오르다 대통령궁에서 카심조마르트 토카예프 카자흐스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고 북한 비핵화를 위해 양국이 협력하기로 뜻을 모았다.

카자흐스탄을 국빈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22일 오전(현지시간) 누르술탄 대통령궁에서 카심조마르트 토카예프 신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누르술탄(카자흐스탄)=연합뉴스

문 대통령은 “카자흐스탄의 비핵화 경험은 한반도 비핵화에 영감을 주고 있다”며 “우리는 이와 관련한 대화와 협력을 지속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카자흐스탄은 과거 소련이 붕괴하면서 핵무기를 갖게 된 비자발적 핵보유국이었지만, 1991년 미국과 협상을 통해 벨라루스 등과 함께 4년간 16억달러를 지원받는 대신 핵탄두와 미사일 등을 폐기한 바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북한은 (카자흐스탄과) 핵무기 개발과정, 지정학적 여건 등 여러 가지 상이한 부분이 있다”면서도 “다만 (카자흐스탄 비핵화는) 안전 보장과 경제적 혜택 등 밝은 미래를 위해서 자발적으로 핵무기를 포기하고, 미국 주도의 안전 보장과 경제 지원이 긴요하다는 시사점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양 정상은 홍범도 장군의 유해 봉환 추진에 대해서도 의견을 교환했다. 문 대통령은 “크즐오르다에서 서거한 홍범도 장군은 우리 독립운동사에서 최고로 추앙받는 인물”이라며 “(국민들은)늦어도 내년에는 홍범도 유해를 봉환했으면 좋겠다는 열망이 뜨겁다”고 말했다. 이에 토카예프 대통령은 “외교ㆍ법률적으로 검토하고 있고, 이 이슈를 협의할 수 있게 외교장관에게 지시했다”며 “직접 챙기겠다”고 답했다.

문 대통령은 애초 정상회담 직후 카자흐스탄 정부가 국제평화·협력 증진에 공헌한 외국인에게 수여하는 훈장인 도스특(Dostyk) 훈장을 받을 계획이었으나 카자흐스탄 측의 요청에 따라 수여식이 취소됐다. 훈장 수여를 결정한 누르술탄 나자르바예프 초대 대통령이 최근 조기 사임한 카자흐스탄은 오는 6월 9일 조기 대선을 치른다. 이에 잠시 권한대행을 맡고 있는 토카예프 대통령이 훈장 수여를 부담스러워 한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문 대통령은 또 카자흐스탄이 신북방정책의 중요한 협력 파트너라면서 신북방정책과 카자흐스탄이 추진 중인 ‘카자흐스탄-2050’ 국가발전전략의 연계를 통해 한반도와 유라시아 대륙의 공동 번영을 함께 이뤄가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5G(세대), 빅데이터, 사물인터넷, 인공지능 등 첨단산업 분야에서도 협력을 확대해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공동으로 대응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양국 수교 30주년이 되는 2022년을 문화교류의 해로 지정해 다채로운 문화행사를 추진하고 청년ㆍ학생 교류 지원도 늘리기로 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카자흐스탄 카심조마르트 토카예프 대통령이 22일 오후(현지시간) 누르술탄 대통령궁에서 공동기자회견 중 악수하고 있다. 누르술탄(카자흐스탄)=연합뉴스

정상회담 직후에는 정상회담 성과를 담은 ‘한-카자흐스탄 정상 공동성명’을 채택했다. 양 정상의 임석 하에 7건의 조약 및 양해각서(MOU) 서명식도 진행됐다. 우선 양국은 상대국에 수형 중인 자국민을 상호 이송할 수 있는 법적 기반을 마련하기로 했다. 또 4차 산업협력, 우주협력과 관련한 MOU를 체결하고 의료기관 개설 협력 등을 포함한 보건의료 협력 이행계획에도 서명했다.

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는 앞서 수도 누르술탄에 도착해 조국수호자 광장에 소재한 ‘조국수호자 기념비’에 헌화 및 식수했다. 조국수호자 기념비는 카자흐스탄에 있었던 전쟁에 참가한 영웅을 기리는 기념비다. 문 대통령 내외는 이후 대통령궁에 도착해 토카예프 대통령이 개최한 공식 환영식에 참석했다.

카자흐스탄을 국빈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 22일 오전 (현지시각) 누르술탄 조국수호자비에 헌화 및 참배하고 있다. 누르술탄(카자흐스탄)=연합뉴스

누르술탄(카자흐스탄)=김현빈 기자 hb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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