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행정수도로 자리 잡아가고 있는 세종시의 위상에 걸맞게 일반계 고교가 한 번 더 도약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야 합니다. 이번에 마련한 교육력 제고 종합계획은 그 시발점이 될 것입니다.”
최교진 세종교육감은 2016년부터 고교상향평준화를 시행해 관내 모든 일반계 고교가 고르게 좋은 학교로 발전하고, 모든 학생이 진로와 적성에 맞게 진학할 수 있는 교육 역량 강화에 꾸준히 힘써 왔다.
인근 국책연구단지와 대학 등의 우수한 인력풀을 활용한 캠퍼스형 공동교육과정을 통해 정부의 ‘2015 개정교육과정’이 지향하는 학생 맞춤형 과목 선택권 확대를 구현해 왔다. 단위학교 교육과정 특성화, 진로역량 강화를 위한 1교 1특색사업, 집중탐구 활동, 학력향상 프로그램, 수업 개선을 위한 교사 전문적학습공동체 운영 등 교육력 제고 시업도 추진했다. 2022년 고교학점제 도입을 앞두고 교육청 내 전담부서를 중심으로 교사연구지원단, 연구학교와 선도학교를 운영하는 등 세종형 고교학점제 모델 마련에도 공을 들였다.
이런 노력 등에 힘입어 2019학년도 수ㆍ정시 대입 결과 서울대는 물론, 연세대와 고려대 등 서울권 주요 대학과 지방 국공립대, 교육대 합격생이 전년보다 눈에 띄게 늘었다. 다만 의대 등 합격생이 다소 줄어 아쉬움을 남겼다.
교육청은 그 동안의 성과를 바탕으로 마련한 종합계획을 통해 학력과 창의성을 겸비한 세종형 일반계고 교육력 제고를 구현할 방침이다.
우선 일반계고의 교육과정 특성화를 핵심과제로 정해 역점 추진하고 있다. 학생들의 다양한 진로와 적성을 고려하는 동시에 학생부 종합전형 대학입시에서 유리하도록 학생의 과목선택권 확대에 초점을 맞췄다. 이를 위해 두루고 등 5개인 교과중점학교를 올해 10개로, 내년에는 총 14개로 확대하고, 교과중점학교로 운영해 학교교육과정 특화 기반을 마련키로 했다. 교과중점학교는 교과중점 관련 교과를 3년 간 26단위 이상 편성하고, 연간 20시간 이상 관련 체험활동을 포함한 교육과정을 운영한다. 교과중점학교는 2~3교가 연합해 서로의 교육과정을 개방해 학생들의 선택권을 넓힌다. 교육청에서 1교당 2,500만원 안팎의 예산도 지원해 교육과정 특화를 뒷받침하고 있다.
교육청은 여기에 캠퍼스형 공동교육과정을 통해 학생들의 선택권을 대폭 확대하고 있다. 학생들은 자신의 적성ㆍ희망에 따라 원하는 교육과정을 운영하는 인근 학교를 직접 찾아가 수업을 듣는 방식으로 운영하고 있다. 올해 대상 학교는 17개 고교 및 24개 중학교로, 지난해 1학기 참여 인원보다 62.89%(1,127명)나 늘었다.
고교생 대상 ‘공동교육과정Ⅰ’은 46개 과목에 734명(47개반), ‘공동교육과정Ⅱ’는 150개 강좌에 2,185명(150개반)이 각각 신청했다. 참여인원은 지난해 1학기보다 62.89%(1,127명)가 늘었다. 올해부터는 ‘캠퍼스형 공동교육과정Ⅲ(쌍방향 온라인 공동교육과정)’을 도입했다. 덕분에 수강생은 장소의 제한을 받지 않고, 인터넷이 가능한 곳에선 어디서든 실시간 화상 수업을 받고 있다.
세종교육청 신주식 중등교육과장은 “이번 1학기엔 학생과 학부모 요청에 따라 종전 14개 일반고 학생과 중학교 3학년은 물론, 세종국제고와 세종예술고, 세종하이텍고 학생, 중학교 2학년까지 대상을 확대했다”고 말했다.
교육청은 학교별로 방과 후 개인별 몰입학습이 가능한 1인 학습실을 비롯해 인터넷 강의실, 카페형 열린 학습공간, 그룹스터디실 등을 설치할 수 있도록 1교당 5,000만원 내외의 예산을 지원한다.
고교는 교과 지도의 중요성이 특히 강조되는 교사의 지도 역량 강화에도 힘을 쏟고 있다. 5명 내외의 동일교과 교사 모여 수업을 연구하고, 수업자료를 공동 개발하는 교과동아리(20팀)를 선발해 연구공간과 도서, 자료개발비를 지원한다. 10팀 내외의 우수교과연구회를 지원해 자발적인 교과별 직무연수와 자체 세미나 등을 가지도록 한다. 방학에는 미적분과 물리학Ⅱ 등 수학, 과학 심화과목의 질 높은 수업을 위한 심화과목 직무연수 과정도 개설키로 했다.
현재 운영 중인 대입지원단은 보완해 신뢰도를 높인다. 학교로 찾아가 학생을 상담했던 대입상담 지원단은 연구개발팀, 학력관리팀, 학생상담팀으로 재편했다. 지원단은 고교-대학간 네트워크 구축, 학력평가 및 대입결과 데이터베이스 구축, 학력평가ㆍ모의고사 문항 분석 및 예상문제 출제ㆍ보급, 학력 향상 방안 연구 등을 통해 보다 체계적으로 학생들의 대입 준비를 돕는다. 전국단위 대입전문가로 구성된 자문단의 도움을 바탕으로 주요대학 입학사정관을 초청한 진로ㆍ진학 컨퍼런스, 대입설명회 및 박람회 등 현장의 생생한 경험과 정보도 제공한다. 교사들은 학교별로 ‘진학지도 전문적학습공동체’를 구성해 대입지원단이 제공하는 대입자료 적용 방법 연구, 학력평가 결과 분석, 학생별 데이터 관리 등을 수행한다.
학생과 학부모에 대한 지원도 확대했다. 학생 자율적 학습동아리(50팀)를 공모해 활동비 등을 지원, 학생들이 주도적으로 함께 공부하고 실력을 배양하도록 유도한다. 세종시 고교를 졸업한 학생들이 후배들의 진로진학을 돕는 ‘대학생 우리누리 진로진학 컨설팅단’도 운영한다.
교육청 내 진로진학지원센터는 종전 ‘수시 및 정시 기간 집중 운영’에서 ‘사전 예약 연중 운영’으로 방식을 개선했다. 이에 따라 학생과 학부모는 원하는 시기에 언제든 상담을 받을 수 있게 됐다.
더불어 학생과 학부모가 교육과정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오는 6월 중 ‘통합 매뉴얼’을 개발해 보급한다. 또 ‘Q&A 유튜브 동영상 시리즈’ SNS를 통한 카드뉴스 등 다양한 경로로 유용한 대입 정보를 제공한다.
교육청은 정원 대비 학생 수가 부족한 일부 학교에 대한 중점 지원방안도 마련했다. 그 동안의 교육력 제고 노력에도 불구하고, 이번 고입배정 과정에서 생활권역의 단계적 입주 등에 따라 신설학교와 이른바 비선호 학교의 교육력 등에 대한 우려가 현실화된데 따른 것이다.
교육청은 해당 학교 교원과 전문가들이 참여한 전담협의체를 꾸려 정례적으로 현안 문제와 발전방향을 논의한다. 교과중점학교 지정, 캠퍼스형 공동교육과정 선호 강좌 배정, 학습 공간 재구조화, 학생 학습동아리 등도 우선 지원한다.
최 교육감은 “최근 수능 성적과 대입 결과 등을 통해 간접적으로 학생들의 학력 수준이 향상되고 있는 것으로 조심스럽게 진단하고 있고, 그동안의 정책성과 반영으로 더 높은 학력 수준 향상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두선 기자 balanced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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