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원들 “6년간 경영실태 밝혀야”
이사회 “관례상 연간 두 번 감사”
지난 2월 이사장 선거를 앞두고 금품비리 논란을 일으켰던 부산컨트리클럽(부산CC)이 이번엔 이사회에서 감사자료 제출을 거부해 내홍을 겪고 있다.
22일 부산CC 회원 등에 따르면 전 이사회의 경영과 관련, 이사회 통장내역과 부킹 실태, 월별 매출전표 등의 자료를 요청했지만 현 이사회가 거부하고 있다. 회원들은 선거 전부터 지난 6년간 운영을 맡은 전 임원진들에 대한 진상조사를 요구해 왔다.
박수기 감사는 “전임 임원진들이 있는 동안 주차장을 확장하고, 야간조명까지 설치해 밤낮없이 골프장을 운영할 정도로 부산CC는 최고의 호황기였다”면서 “하지만 꾸준히 연간 7억~8억원씩 총 50여억원의 적자가 발생, 이에 대해 다수 회원들이 소명을 요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현 임원진들은 “관례상 감사는 연간 두 번씩 정기적으로 해왔다”면서 “지금처럼 수시 감사를 요청하는 것은 이사회 협의를 통해 결정한 후 진행해야 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박 감사와 회원들은 현 이사회가 자료제출을 거부하자 16일 부산시 감사관실에 진정서를 제출했다. 진정을 접수한 부산시는 “정관을 보니 감사를 1년에 두 번 하라는 내용은 없다”면서 “의혹이 있는 부문이나 감사를 해야 되는 부문이 있다면 진행을 하되, 이사회 관계자들 이야기도 들어보고 확실한 답변을 주겠다”고 밝혔다.
부산CC는 1956년 세워진 부산을 대표하는 명문 골프클럽으로 회원수 1,060명, 평균 연령 73세로 회원들이 공동 소유한 독특한 골프장이다. 명목상 친목단체이기는 하나 한해 150억원이 넘는 예산을 운용하며 명예를 중시하는 부산의 대표 상류층 단체이기도 하다. 회원들은 3년마다 자체 선거로 이사장을 뽑으며, 무보수 명예직이지만 경쟁이 치열하다.
박 감사는 “명예를 중시하는 우리 부산CC가 매년 선거 때마다 금품비리와 부정선거가 판을 친다”면서 “감사를 맡은 이상 부산CC에 부정부패가 없어지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올해 2월 이사장 선거를 앞두고 현 이사장은 일부 회원들에게 설명절 선물을 보내 일부 회원들로부터 금품비리가 아니냐며 진상조사를 요구 받기도 했다. 전혜원 기자 iamjh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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