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개학연기’ 한유총 설립취소 확정 “공익 해쳐”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개학연기’ 한유총 설립취소 확정 “공익 해쳐”

입력
2019.04.22 15:01
수정
2019.04.22 19:23
13면
0 0

서울시교육청 “개학연기 투쟁으로 사회적 비용 소모하고 공공 이익 침해해”

서울시교육청이 지난달 ‘개학연기’ 투쟁을 벌였던 한국유치원총연합회(한유총)의 법인 설립 허가를 취소하기로 했다. 한유총이 집단 휴·폐원 등 공익을 침해하는 행위를 반복할 수 있다고 판단한 데 따른 것이다. 반면 한유총은 해산 절차를 이행하는 대신, 법적 대응을 예고해 양 측의 갈등은 장기화할 전망이다.

김철(왼쪽) 한국유치원총연합회(한유총) 홍보국장이 22일 서울 용산구 한유총 사무실에서 이정숙 서울시교육청 주무관에게 한유총 법인 취소 통보에 대한 이의제기 공문을 전달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철(왼쪽) 한국유치원총연합회(한유총) 홍보국장이 22일 서울 용산구 한유총 사무실에서 이정숙 서울시교육청 주무관에게 한유총 법인 취소 통보에 대한 이의제기 공문을 전달하고 있다. 연합뉴스

시교육청은 22일 “공익 침해 상태를 제거하고 정당한 법질서를 회복하기 위한 제재수단으로 법인의 설립허가 취소가 긴요하게 요청되는 상황”이라며 한유총에 법인 취소 처분을 통보했다고 밝혔다. 시교육청이 사단법인에 설립 허가 취소 처분을 내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시교육청이 제시한 법인 취소 사유는 크게 공익 침해와 목적 외 사업 두 가지다. 공익 침해의 경우 지난달 4일 있었던 개학연기 투쟁이 직접적인 계기다. 엄동환 시교육청 평생교육과 공익법인2팀 과장은 “한유총이 주도한 ‘유치원 개학 무기한 연기 투쟁’으로 전국적으로 사회적 불안감 야기와 적지 않은 사회적 비용을 소모하는 결과를 초래했다”며 “헌법상의 기본권인 유아의 학습권, 학부모의 교육권, 그리고 사회질서 등 공공의 이익을 심대하고 본질적으로 침해하는 구체적이고도 사실적인 행위”라고 설명했다. 한유총이 수년간 반복적으로 유아와 학부모를 볼모로 집단 휴ㆍ폐원을 주도한 것 역시 공익을 해하는 사례로 꼽았다.

김동렬 한국유치원총연합회(한유총) 이사장이 지난달 28일 서울시교육청에서 열린 한유총 법인 설립 허가 취소 청문회에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김동렬 한국유치원총연합회(한유총) 이사장이 지난달 28일 서울시교육청에서 열린 한유총 법인 설립 허가 취소 청문회에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한유총이 목적 외 사업을 해온 점도 법인 취소의 주요한 사유가 됐다. 시교육청은 한유총이 정관에 명시한 ‘유치원 진흥에 관한 연구’ ‘유아교육 각 부문 연구 개발 보급’과 같은 목적사업은 등한시 한 채 △사유재산 공적이용료 추진 사업(2015년) △유아교육 평등권 확보와 사립유치원 생존권을 위한 유아교육자 대회(2017년) 등 회원의 사적 특수 이익 추구를 위한 사업을 주로 수행해왔다고 판단했다.

한국유치원총연합회(한유총)가 유치원 개학연기를 철회한 지난달 5일, 서울 시내 한 사립유치원으로 아이들이 등원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유치원총연합회(한유총)가 유치원 개학연기를 철회한 지난달 5일, 서울 시내 한 사립유치원으로 아이들이 등원하고 있다. 연합뉴스

법인 설립 25년만에 와해될 위기에 처한 한유총은 해산 절차를 밟는 대신 법적 대응에 나서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유총은 이날 입장문을 내고 “개학연기 투쟁은 일선 유치원의 자발적인 선택이었을 뿐만 아니라 준법투쟁이었다”며 “법인 취소 처분은 민간을 향한 국가권력의 부당한 횡포”라고 반발했다. 대규모 집회 등 집단행위를 목적 외 사업 수행으로 판단한 것을 두고도 “헌법인 보장하는 집회·결사의 자유를 부정하는 초법적 권력 남용”이라고 반박했다. 한유총은 법인 취소 처분에 대한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과 해당 처분을 취소해 달라는 행정소송을 제기할 계획이다.

한편 한유총의 법인 취소로, 한유총에서 탈퇴한 온건파 회원들이 조직한 단체인 한국사립유치원협의회(한사협)의 위상이 강화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한사협은 이날 “(사립유치원 원장들이) ‘한유총 배신자’라고 매도당하는 것이 부담스러워 한유총 탈퇴를 공식화하지 못했지만 앞으로 자연스럽게 한사협으로 오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송옥진 기자 click@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