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기를 먹지 않는 채식 인구를 위한 식물성 대체육류 제품이 최근 잇따라 출시됐다. 소규모 업체나 온라인몰 중심으로 유통됐던 대체육류 제품을 주요 식품기업들이 내놓기 시작하면서 관련 시장 규모가 커질 전망이다.

22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동원F&B는 지난해 12월 미국 대체육류 브랜드 ‘비욘드미트’ 제품의 정식 수입 계약을 맺고 지난 2월 온라인 쇼핑몰 판매를 시작했다. 이달 중엔 대형마트 입점을 준비중이다. 국내 대체육류 브랜드 ‘엔네이처 제로미트’를 운영하는 롯데푸드도 지난 10일 슈퍼마켓과 온라인몰에 관련 제품을 출시했고, 대형마트 입점을 추진하고 있다.

한국채식연합에 따르면 2008년 약 15만명에 불과했던 채식 인구는 지난해 100만~150만명으로 늘었다. 채식 전문 레스토랑도 2010년 150여곳에서 2018년 350여곳으로 2배 이상 증가했다. 그러나 이 정도로는 시장성이 확보되지 않는다. 때문에 대체육류 업체들은 채식 인구뿐 아니라 일반 소비자로도 마케팅을 확대하고 있다. 콜레스테롤이나 지방 함량이 높은 육류 섭취에 부담을 느끼거나 건강을 중시하는 소비자들을 대체육류 고객으로 끌어들이겠다는 것이다.

관건은 대체육류를 실제 고기와 얼마나 비슷하게 만드느냐다. 과거 ‘콩고기’라 불렸던 대체육류는 대부분 콩을 단순히 갈아 굳혔기 때문에 맛과 식감이 육류와는 차이가 있었다. 하지만 최근 제품들은 적절한 압력과 열을 가해 뽑아낸 식물성 단백질로 근섬유(고기 표면의 결)와 비슷한 물성을 구현해낸다. 특히 콩의 주요 단백질인 글리시닌은 고기와 유사한 조직처럼 만들 수 있다.

여기에 섬유질과 효모, 기름, 향료 등 여러 가지 식물성 원료를 섞어 숙성시키는 과정을 반복한다. 섬유질은 고기 특유의 쫄깃한 식감을, 아미노산과 염류 등이 들어 있어 천연 조미료라 불리는 효모는 감칠맛을 더한다. 식물성 오일은 육즙을 재현하는 수단이다. 일부 해외 대체육류 제품은 식물 뿌리에서 추출한 헤모글로빈을 첨가하기도 한다. 헤모글로빈은 철 성분을 함유한 단백질로 생고기의 피 맛을 낼 수 있기 때문이다. 콩을 주재료로 만든 비욘드미트를 판매하는 동원F&B 관계자는 “일반 고기에 비해 단백질은 더 많고 포화지방과 콜레스테롤은 훨씬 적다”고 설명했다.

대체육류 브랜드 ‘비욘드미트’의 패티로 만든 버거. 동원F&B 제공
대체육류 브랜드 ‘엔네이처 제로미트’의 가스. 롯데푸드 제공

일부 대체육류 소비자들은 특유의 비린내 때문에 콩으로 만든 제품을 기피하기도 한다. 이에 착안한 롯데푸드는 주재료로 콩 대신 밀을 사용한다. 콩으로 만든 대체육류는 색상이 진하고 식감이 포슬포슬한 반면, 밀 대체육류는 상대적으로 밝고 쫄깃하다. 밀에 풍부한 글루텐 단백질이 제품의 탄력을 높이기 때문이다. 콩 대체육류는 쇠고기, 밀 대체육류는 닭고기의 식감과 비슷하다는 평가도 있다. 롯데푸드 관계자는 “재료를 혼합하는 과정과 온도, 숙성 시간 등 가공하는 기술에 따라 여러 가지 고기 특성을 구현할 수 있다”고 말했다.

비욘드미트는 버거 패티, 엔네이처 제로미트는 너겟과 가스 형태의 제품을 국내 시장에 선보이고 있다. 앞으로 이를 다양화하는 것도 시장 확대를 위한 과제다. 일반적으로 고기 함량이 높은 햄이나 소시지의 대체육류 제품이 너겟, 가스보다 제조 난이도가 높은 편이다.

국내 시장은 걸음마 단계이지만, 전 세계 대체육류 시장은 가축 사육을 줄일 수 있다는 점 때문에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미국 시장조사기관 얼라이드 마켓 리서치에 따르면 지난 2017년 세계 대체육류 시장 규모는 42억달러(약 4조7,500억원)였고, 2025년에는 75억달러(약 8조5,200억원)까지 성장할 전망이다. 조경수 롯데푸드 대표는 “올해 대체육류 매출 50억원 달성이 목표”라며 “윤리적 소비와 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해 환경 친화적인 제품 출시를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임소형 기자 precar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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