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수원시 ‘그린커튼’ 사업이 비용 대비 ‘가성비 좋은 사업’으로 입소문 나면서 전국 지방자치단체들이 벤치마킹하고 있다. 청정도시 제주도에서도 문의가 올 정도다.
그린커튼(Green Curtain) 사업은 건축물 외벽에 그물망·로프를 설치, 수세미·나팔꽃·작두콩·조롱박 등 1년생 덩굴식물을 심어 식물이 그물망·로프를 타고 자라 외벽을 덮도록 만드는 것이다.
22일 수원시에 따르면 시는 지난해 초부터 시청과 구청, 동행정복지센터, 공원녹지사업소, 지역내 학교 등 29개소에 그린커튼을 설치했다.
이후 ‘그린커튼’ 사업이 “투자 대비 효과가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으면서 전국 지자체가 벤치마킹하고 있다.
올해 들어서만 제주시는 물론 강원도 강릉시, 경기도내 안성·구리·군산·시흥·군포시, 서울 송파구와 대구 달서구 등 10여 곳에서 문의가 이어졌다. 관련사업에 대한 자료를 요청하거나 직접 찾아와 사업 현장을 둘러보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일반적인 도시녹화사업의 경우 1m² 당 330만원(토지매입비+녹화비·수원시 기준)이 들어가지만 그린커튼의 경우에는 같은 면적에 57만 원이면 설치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린커튼이 입소문 난 이유는 가성비가 좋은 점도 있지만 미세먼지와 에너지 절약도 한 몫을 하고 있어서다.
실제 그린커튼을 설치한 건물이 일반 건물보다 여름철 실내 온도가 5도가량 낮아 에너지를 절약할 수 있다. 또 덩굴식물의 넓은 잎이 먼지를 흡착해 주변 미세먼지 농도도 낮추고 있다는 게 시의 설명이다.
그린커튼 사업이 전형적인 도시지역인 수원시에서 토지 없이도 추진 가능한 도시녹화사업의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는 것이다.
시는 올해 그린커튼 대상 건물을 51개소로 늘릴 계획이다.
수원시 공원녹지사업소는 ‘그린커튼 조성매뉴얼’을 제작해 수원시 홈페이지에 공개하고 있다. 홈페이지 검색창에 ‘그린커튼’을 검색하면 볼 수 있다.
매뉴얼에는 그린커튼 효과, 설치 자재, 적합한 식물, 설치·철거 방법, 병충해 관리 방법 등이 자세히 수록돼 있다. 그린커튼 식물의 월별 성장 사진도 볼 수 있다.
윤재근 시 녹지경관과장은 “그린커튼 사업을 지속해서 추진할 것”이라며 “수원시의 노하우를 전국 지자체와 공유해 그린커튼이 확산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임명수 기자 so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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