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명은 “2013년 경찰서 무혐의” 수사 협조 거부… 다른 1명은 중국에
건설업자 윤중천씨에 대한 구속영장이 기각되면서 김학의 수사단(단장 여환섭 청주지검장)이 곤경에 처했다. 돌파구를 찾기 위한 몸부림이 이어지고 있지만, 쉽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21일 검찰 등에 따르면, 수사단은 지난 19일 윤씨에 대한 영장이 기각된 이후 문제의 동영상이 촬영됐다는 ‘원주 별장 모임’을 추적 중이다. 이 모임에는 두 명의 병원장이 포함되어 있는데, 윤씨와 개인적, 사업상 친분이 있는 이들은 2006~2008년 원주 별장을 자주 드나든 것으로 알려져 있다.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의 성범죄 의혹, 또 윤씨와 김 전 차관 사이의 불법적인 금전 거래에 관한 진술을 내놓을 수 있다고 보는 것이다.
이 가운데 특히 A병원장은 2007년 김 전 차관의 검사장 승진 당시 참여정부에 영향력을 행사해 도와줬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피부과 권위자로 알려진 B병원장도 윤씨와 김 전 차관에게 사회 각계각층의 유력 인사들을 소개해 준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이 수사도 돌파구가 되긴 어렵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A병원장이 김 전 차관의 승진에 개입했다고 이제 증명하기도 어렵고, 지난 2013년 경찰 수사 당시 이미 참고인 조사를 받았고 무혐의 처분됐다. 실제 당시 경찰 수사팀은 “김 전 차관의 성범죄 현장을 직접 목격했을 가능성이 낮고, A병원장의 개별 성접대 의혹은 수사 대상이 아니다”고 결론 지은 바 있다. 하지만 수사단은 “당시 경찰 수사는 김 전 차관 성범죄 관련 의혹에 초점을 뒀기 때문에 뇌물죄 등 조사는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A병원장은 최근 본보와 만나 사업상 윤씨를 만나고 별장에 간 사실 자체는 인정하면서도 검찰 인사 개입 등 나머지 의혹은 모두 부인했다. 그는 “이미 나에 대해선 모두 혐의없음으로 종결됐기 때문에 지금 수사에 협조할 의무도 없다”고 말했다. B병원장은 지금 중국에 머물고 있다.
이외에도 수사단은 2012년 윤씨가 한 사업가에게 “잘 아는 검찰 간부를 통해 횡령 사건을 무마해주겠다”며 5억원을 요구한 혐의(알선수재)도 파고 들고 있다. 또 윤씨와 주변 인물에 대해 광범위한 자금 추적을 이어가는 동시에, 피해 여성들도 정식 소환할 예정이다. 윤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재청구하는 방안도 적극 검토하고 있다.
정재호 기자 next88@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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