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 빈소와 같은 병원에 입원
김대중 전 대통령의 장남인 김홍일 전 의원이 20일 별세한 가운데 모친 이희호 여사도 갑작스러운 병세 악화로 입원한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21일 동교동계 인사들에 따르면 이 여사는 한달 여 전부터 건강이 나빠져 서울 신촌세브란스병원 VIP 병동에 입원해 치료를 받고 있다. 이날 김 전 의원의 빈소가 차려진 병원과 같은 곳이다.
1922년생으로 올해 97세인 이 여사는 노환으로 입원과 퇴원을 반복해 왔으나 최근 지병인 간암이 급격하게 악화돼 입원 치료를 받았다. 어려운 고비를 넘기면서 현재는 상태가 다소 호전됐지만 의사소통에는 여전히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 동교동계 인사는 “여사님이 최근 여러 차례 위중한 상황을 넘겨왔지만, 워낙 고령이어서 가족들이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었던 것으로 안다”면서 “어머니가 위중한 중에 장남이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나 너무나 안타깝다”고 전했다.
한편 이 여사 가족들과 측근들은 이 여사가 충격을 받을 것을 우려해 김 전 의원의 사망 사실을 알리지 않을 예정이다. 이날 오전 김 전 의원의 빈소를 찾은 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은 “이희호 여사님께는 작고했다는 보고를 드리지 않을 것”이라며 “연로하신 분에게 누가 돌아가셨다는 이야기는 안 하는 게 우리의 관습”이라고 했다.
손효숙 기자 sh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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