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아시아 3국을 순방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두 번째 방문지인 우즈베키스탄에 도착하자마자 찾은 곳은 원격 의료협진 시연회장이었다. 수도 타슈켄트에 위치한 ‘타슈켄트 인하대’를 방문해 국내 디지털 헬스케어 산업의 해외 진출 사례를 직접 눈으로 확인하는 한편, 중앙아시아와 국내 의료시스템ㆍ정보통신기술의 협력을 도모하기 위한 행보다.
문 대통령은 18일(현지시간) 오후 우즈베키스탄에 도착한 뒤 곧 바로 ‘타슈켄트 인하대’를 행선지로 삼았다. 타슈켄트 인하대는 인하대가 2014년 6월 우즈베키스탄 정부와 설립 협정을 체결하고 그 해 10월 문을 연 학교다. 문 대통령의 방문에 우즈베키스탄 측에선 무자파 잘라로프 타슈켄트 인하대 총장대행과 압두하키모프 사회부총리, 샤드마노프 알리세르 우즈 보건부 장관, 이동욱 보건부 차관 등 정부 관계자가 참석했다.
시연은 한국에 있는 의료진과 우즈베키스탄 현지 의료진ㆍ환자의 대화로 시작됐다. 한국 의료진과 우즈베키스탄 환자가 가벼운 질병 증상에 대해 원격으로 대화를 나눴다. 이후 진료에 필요한 내시경 등 정보를 스마트폰을 통한 인증을 거친 뒤 한국ㆍ우즈베키스탄 의료진 간 공유하고 진료 내용을 실시간으로 주고 받는 식이었다.
시연을 지켜본 문 대통령은 “환자에 대해 양국 의사가 한 공간에 있는 것처럼 협진하는 모습을 보니 참 든든했다”며 “양국은 국립의료 복합단지 마스터플랜 수립, 국립아동 병원 건립, 응급 의료 시스템 구축 등 다양한 보건의료 협력을 함께하고 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원격의료, 병원 정보화 시스템 등을 골자로 한 우즈베키스탄의 e-헬스 마스터플랜 수립에 한국 정부가 적극 협력하겠다”며 “이런 협력을 통해 우리 의료 기술도 더욱 성장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이런 문 대통령의 행보는 중앙아시아 3국 순방 당사국과 정보화시스템과 의료기술을 접목한 ‘e-헬스’분야에서 적극적인 협력을 해나가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앞서 방문한 투르크메니스탄에선 e-헬스 마스터플랜을 공동으로 수립하기로 합의했고, 우즈베키스탄과는 e-헬스 시스템 발전을 위한 양자행동계획을 채택해 향후 협력방안을 구체화할 예정이다. 인하대병원은 이날 시연 후 개인별 의료정보 통합관리 및 한국과 상호 운용성을 갖춘 차세대 의료정보시스템 개발, 우즈베키스탄 병원과 원격협진ㆍ신약연구 추진 등 우즈베키스탄과의 디지털 헬스케어 협력사업 추진 계획을 발표했다. 마지막으로 방문 예정인 카자흐스탄은 내년부터 전국민 건강보험제도가 시행되는데, 문 대통령은 건강보험제도 발전을 위해 의료정보시스템 구축 등 ICT(정보통신기술) 기반 의료환경 조성을 위해 상호 간 협력을 논의할 예정이다.
타슈켄트=김현빈 기자 hb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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