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법무부가 18일 오전 11시(현지시간ㆍ한국시간 19일 0시) 로버트 뮬러 특별검사팀의 일명 ‘러시아 스캔들’ 수사 보고서 편집본을 공개했다. 보고서 공개에 앞서 기자회견을 연 윌리엄 바 법무장관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사법 방해 의혹과 관련해 “혐의를 입증할 증거가 충분치 않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그러나 일부 미 매체와 야당인 민주당은 ‘불법 행위가 없었다고 단언할 수 없다’며 의구심을 떨치지 못하고 있다.
미 CNN 방송은 보고서 공개 직후 사법 방해 혐의와 관련해 “보고서 편집본에 따르면, 어떤 범죄 행위도 발생하지 않았다고 확실히 결론 내리기에는 어려움이 있다”고 보도했다. 이어 2016년 미 대선 당시 트럼프 선거 캠페인 측과 러시아의 대선 개입 공모 의혹과 관련해서는 “트럼프 선거 캠페인 측은 러시아의 불법 행위로 대선에서 혜택을 보게 될 것이라는 점은 인지하고 있었다”라면서도 “보고서에 따르면 러시아를 돕기 위한 위법 행위는 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전했다.
앞서 지난달 24일 바 장관은 이미 뮬러 특검 보고서의 4페이지 요약본을 공개하면서 "특검이 트럼프 캠프와 러시아가 공모한 사실을 찾지 못했으며, 트럼프 대통령이 이에 대한 수사를 방해했다는 의혹에 대해선 결론을 내리지 않았다"고 밝힌 바 있다. 사실상 ‘면죄부’를 준 셈인데, 이후 트럼프 대통령은 공식석상과 트위터 계정 등을 통해 “공모는 없었고, 방해도 없었다!(No Collusion, No Obstruction!)”는 취지의 발언을 수차례 밝혀왔다.
이날도 트럼프 대통령은 바 법무장관의 기자회견 직후, 미국의 인기 드라마 ‘왕좌의 게임’(Game of Thrones)을 패러디한 이미지를 올리고는 “게임 끝(GAME OVER)”이라고 주장했다. ‘왕좌의 게임’ 포스터의 문구와 디자인을 차용한 이 이미지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뒷모습 주변에 ‘게임 끝’, ‘공모도, 방해도 없다’는 문구가 들어갔다.
그러나 민주당은 불신을 거두지 못하는 분위기다. 아담 시프 하원 정보위원장(민주당)은 보고서 공개 직후 자신의 트위터 계정에서 “하원 정보위원회는 뮬러 특검을 대정보 수사와 관련에 증언하도록 하기 위해 공식 초청할 것”이라면서 “2년여 동안 수사가 이뤄졌고, 시민들은 바 법무장관의 정치적 의견(political spin)이 아닌 사실들(facts)을 접할 자격이 있다”고 밝혔다.
그동안 민주당은 요약본이 편파적으로 작성됐다고 주장하면서 전문 공개를 강하게 밀어붙여왔다. 이날도 바 법무장관은 보고서 편집 과정에서 외압이 없었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보고서의 어떤 자료도 대통령 특권에 근거해 수정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어 “개인 변호사들은 보고서 편집에 관여가 허용되지 않았고 그런 요청도 없었다”고 덧붙였다.
최나실 기자 verit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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