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트넘, 맨시티 꺾고 챔스 4강
요렌테 몸 맞은 골 “핸드볼 아니다” 종료 직전 스털링 골 “오프사이드”
VAR 반대해온 포체티노 감독 “결과가 좋든 나쁘든 믿어야한다”
맨체스터 시티(맨시티)와 토트넘의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8강 2차전이 벌어진 18일(한국시간). 영국 맨체스터의 시티 오브 맨체스터 스타디움은 후반 추가시간 라힘 스털링(25ㆍ맨시티)의 슛이 골 망을 가르자 뒤집어 질듯한 환호로 가득했다. 맨시티가 5-3으로 앞서게 된 골인데다, 이대로 끝난다면 1차전(1-0 토트넘 승) 합계 5-4로 맨시티가 승리해 4강행 티켓을 거머쥘 수 있기 때문이다. 그 순간 펩 과르디올라 맨시티 감독은 만세를 부르며 환호했고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토트넘 감독은 고개를 떨궜다.
하지만 잠시 후 경기장엔 침묵과 함께 긴장감으로 가득했다. 주심이 손으로 사각형을 그리며 비디오 판독(VAR) 사인을 보내면서다. 전 관중은 물론 세계 축구팬들의 시선이 꽂힌 전광판엔 승부를 가늠할 메시지가 떴다. ‘노 골(No Goal) 오프사이드(Offside)’. 환호하던 맨시티는 좌절했고, 토트넘은 우승이나 한 듯 환호했다. 곧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리면서 1ㆍ2차전 합산 결과는 4-4로 끝났다. 4강행 티켓은 원정에서 더 많은 골을 넣은 토트넘의 몫이 됐다.
이날 두 팀의 운명은 사실상 VAR가 갈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후반 막판 양팀이 각각 한 차례씩 득점한 장면에서 VAR가 가동됐는데 ‘토트넘의 골은 맞고, 맨시티 골은 아니다’라는 결론이 내려지면서다. 토트넘은 후반 교체 투입된 토트넘의 페르난도 요렌테(34)가 코너킥을 몸으로 밀어 넣어 골 망을 갈랐으나 맨시티 선수들이 요렌테의 핸드볼 반칙을 주장했다. 하지만 VAR 판독 결과 요렌테의 득점이 인정됐다. 반면 후반 추가시간 맨시티의 스털링이 왼발 슛으로 골망을 출렁인 순간에 대해선 VAR 판독 끝에 오프사이드 판정이 내려지면서 홈 팬들의 뜨거운 환호가 탄식으로 바뀌었다.
VAR 도입을 지속적으로 반대해온 포체티노 감독도 이날만큼은 4강 티켓을 거머쥔 후 기뻐했다. 포체티노는 과거 토트넘이 비디오 판독 덕을 봤을 때도 “이렇게 이기는 것은 행복하지 않다”며 달가워하지 않던 인물이다. 하지만 이날만큼은 “비디오 판독을 도입했다면 결과가 좋든 나쁘든 믿어야 한다”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반면 ‘VAR 지지파’ 펩 과르디올라 감독은 상대 요렌테의 득점에 대해 “어떤 각도에서 보면 핸드볼이지만, 하지만 심판의 각도에선 그렇지 않았다”라며 여운을 남기기도 했지만 “공정한 축구를 위해서라면 VAR를 받아들이겠다”며 경기장을 떠났다.
선수들도 이날 경기를 되짚으면서 VAR에 대한 얘기를 빼놓을 수 없었던 모양이다. 이날 멀티골을 터뜨린 손흥민은 “때론 VAR 결정에 짜증이 날 때도 있지만, 오늘은 고마웠다”며 “좋은 판정이었다”고 했다. 손흥민 동료 크리스티안 에릭센(27)도 “스털링이 마지막 골을 넣었을 땐 끝장이라고 생각했었다”며 “심판과 신에게 감사하다”며 어렵게 거머쥔 4강행 기회에 감격하는 모습이었다.
김형준 기자 mediaboy@hankookilbo.com
권현지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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