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프로파일러, “피해망상 증상도”
경남 진주 아파트 방화ㆍ흉기살인 사건 피의자 안모(42)씨를 면담한 경찰 프로파일러는 안씨가 ‘사고장애에 따른 정신질환’을 겪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18일 오후 경남 진주경찰서 4층 강당에서 열린 ‘진주 방화ㆍ살인’ 사건 2차 브리핑에 참석한 경남경찰청 과학수사과 과학수사계 프로파일러 방원우 경장은 “피의자 안씨는 사고장애가 중심이 되는 정신질환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방 경장은 “안씨가 어떤 위해 세력의 지속적 괴롭힘을 당해왔다고 생각하고 있고 그렇다 보니 일상적인 생활을 영위하는 데 어려움이 컸다는 취지로 말했다”고 설명했다.
방 경장과 진주경찰서, 경남경찰청 등 복수의 경찰 관계자에 따르면 안씨의 분노는 아파트 주민 등 특정 인물에 집중됐다기보다 불특정 다수를 향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안씨는 경찰 조사 과정에서도 “누군가 아파트를 불법개조해 폐쇄회로(CC)TV와 몰카를 설치했고, 누군가 주거지에 벌레와 쓰레기를 투척했으며 모두가 한통속으로 시비를 걸어왔고, 관리사무소에 불만을 제기해도 조치해 주지 않는 등 평소 불이익을 당한다는 생각이 들어 홧김에 불을 질렀다”고 진술한 바 있다.
안씨에게서는 거대한 음해세력이 자신을 압박하고 사회가 자신을 못살게 군다는 일종의 망상 증상도 발견되고 있다. 경찰은 안씨의 이런 피해망상 증상이 20세 전후에 심해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후 정신질환 치료를 중단한 후 악화돼다 폭발했다는 분석이다. 안씨는 2010년 공주치료감호소에서 ‘편집형 정신분열증’ 진단을 받고 2015년과 2016년에는 진주의 정신병원에서 치료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안씨는 망상 증상으로 인해 “국정농단부터 다양한 사회적 이슈가 자신을 괴롭히는 위해 세력’”이라는 등 횡설수설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방 경장은 “인지기능, 기억이나 지적 부분에서는 특별한 문제를 보이지 않는 것으로 판단된다”며 “개인적인 경험이나 자신의 기억과 관련된 질문에서는 양호하게 답하고 있고, 단답형에도 적절하게 대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방 경장은 안씨가 고의적인 장애 행동으로 감경을 노리는 것은 아니냐는 질문에는 “그런 구체적인 상황은 보다 세밀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답했다. 피해자 중 여성이 유독 많은 부분에 대해서는 “성별과 연령 등에 대한 적대심이나 공격성 등은 별달리 없었던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진주=정준기 기자 jo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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