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남부경찰청, 김휘섭ㆍ길요섭 씨 시민경찰 2ㆍ3호로 선정
차량 안에서 의식을 잃어 위험 상황에 빠진 A(76)씨를 몸을 사리지 않고 구한 김휘섭(28), 길요섭(44) 씨가 우리동네 시민경찰로 선정했다.
이들의 빛나는 시민정신이 발휘된 건 지난 10일이다. 당시 성남시 분당구 구미동 무지개 사거리 앞 노상에서 승용차량 한 대가 중앙선을 침범해 맞은편 2차로를 주행하던 차량과 접촉 사고를 냈다. 이 차량은 1차 사고 뒤에도 30m를 역 주행하다 또 다른 차량과 정면충돌한 뒤에야 멈춰 섰다. 운전자는 2번의 잇단 사고에도 차량 안에서 의식을 잃은 채 가속 페달을 밟고 있었다. 추가 피해가 우려되는 긴박한 상황이었다.
귀가하던 중 이 장면을 목격한 김씨는 즉시 차량으로 달라가 문을 열려 했다. 하지만 잠긴 차량 문은 열리지 않았고, 김씨는 다시 인근 상가에서 망치를 빌려와 창문을 깨 운전자를 구했다. 이 때 김 씨는 양손 검지 인대가 찢어지는 부상을 입었다.
현장 주변 철물점 직원인 길씨도 이 장면을 목격하고, 50m를 전력으로 달려가 힘을 보탰다. 길씨는 김씨가 유리창을 깨자 차량 내부로 들어가 변속 기어를 주차 위치로 옮겨 놓은 뒤 운전자를 차량 밖으로 옮겼다.
이들에게 구조된 A씨는 즉시 경찰과 119 구급대의 의해 병원으로 옮겨졌다. A씨는 심장 판막증세로 당시 출혈이 있었으며,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는 “운전자가 가속 페달을 밝고 있어 빨리 구조해야겠다는 생각 밖에 없었다”고 소감을 전했고, 길씨도 “당연히 할 일을 했고, 같은 상황이 닥쳐도 똑같이 행동할 것”이라고 겸손해했다.
경기남부경찰청은 이들을 범죄나 사고 예방에 기여한 시민들에게 부여하는 ‘우리동네 시민경찰’ 2호와 3호로 지정했다. 1호는 지난 12일 광명에서 절도범을 추격해 검거한 한 고교생이 선정됐다.
이종구 기자 minju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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