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부터 자산총액 2조원 이상 코스피 상장기업들은 기업지배구조 관련 핵심정보를 의무적으로 공시해야 한다. 최근 ‘스튜어드십코드’ 도입으로 기업지배구조가 기업가치를 판단하는 중요한 기준으로 떠오른 데 따른 조치다.
한국거래소는 이 같은 내용이 담긴 ‘기업지배구조 보고서 가이드라인’을 확정했다고 18일 밝혔다.
앞서 지난해 12월 19일 금융위원회는 자율적으로 공시하도록 했던 기업지배구조 정보를 의무적으로 공시하도록 규정을 개정했다. 이번 가이드라인은 개정 규정에 따른 세부 원칙이 정해진 것으로, 최근 거래소는 민관합동 태스크포스(TF)를 통해 상장 기업과 유관기관의 의견 수렴 과정을 거쳤다.
의무화 배경에는 오너 중심의 후진적인 기업지배구조가 기업가치를 훼손한다는 인식이 커진 점이 자리잡고 있다. 특히 최근 스튜어드십코드가 도입되면서 주주들이 적극적으로 경영에 관심을 가져 기업지배구조 정보에 대한 수요도 증가한 것도 한몫 했다는 것이 금융위의 설명이다.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연결기준 자산총액 2조원 이상 코스피 상장기업은 ‘15가지 핵심지표’의 준수여부를 ‘O, X’로 알기 쉽게 기재해 공개해야 한다. 해당 지표들은 기업지배구조의 투명성을 평가할 수 있는 항목들로 구성돼 있다.
이사회 관련 핵심지표로는 △이사회 의장과 대표이사의 분리 △CEO 승계정책 마련 △기업가치 훼손 또는 주주권익 침해에 책임이 있는 자의 임원 선임을 방지하기 위한 정책 수립 △6년 초과 장기 재직 사외이사 없음 등이 있다. 또 주주 관련 핵심지표는 △배당정책 및 배당실시 계획을 연 1회 이상 주주에게 통지 △전자투표 실시 △주주총회 집중일을 피한 주총 개최 등이다.
가이드라인에 따라 기업지배구조 보고서를 제출하지 않거나, 허위 내용이 발견되면 즉시 ‘불성실 공시법인’으로 지정된다. 또 공시항목을 잘못 기재하거나 중요사항을 누락하는 등 가이드라인에 따라 충실하게 따르지 않으면 일단 거래소가 정정신고를 요구하고, 제대로 정정되지 않을 경우에 제재할 방침이다.
이상무 기자 allclear@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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