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주의 아닌 문주주의 비아냥까지 등장”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는 18일 김경수 경남지사가 전날 법원의 보석 허가를 받고 77일 만에 석방된 데 대해 “친문 무죄, 반문 유죄라는 정권의 사법방정식이 그대로 드러난 것”이라 규정하며 “민주주의가 아니라 ‘문주주의’(文主主義)라는 비아냥까지 등장하고 있다”고 힐난했다.
황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증거 인멸 능력도, 도주 우려도 없는 지난 정권 사람들은 아무리 고령에 질병이 있어도 감옥에 가둬놨다. 그런데 살아있는 권력에게는 어떻게 이렇게 너그러울 수가 있나”라며 이렇게 말했다. 법원이 국정농단 사건으로 구속된 박근혜 전 대통령 등에게는 엄격한 반면 김 지사 같은 현 정권 실세에게는 너그럽다고 완곡하게 비판한 것이다.
이어 황 대표는 “우리 사회 곳곳에 독재적 행태가 넘쳐나고 있다. 대통령을 비판했다고 국가보안법, 명예훼손, 모욕죄 등 이런 법 저런 법을 내키는 대로 갖다 붙여 집행하려 하고 있다”며 “청와대 경호처장이 직원을 가사도우미로 쓰고 대통령 운전기사에게 과도한 특혜를 줬다는 보도가 나오자 이 정권은 잘못을 바로잡긴커녕 제보자 색출부터 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지난 정권 내부 고발자들은 영웅처럼 떠받들던 사람들이 하루 아침에 태도를 바꿀 수가 있는 건지 묻지 않을 수 없다”며 “내부 고발까지도 친문 무죄, 반문 유죄인 거냐. 이러니 민주주의가 아니라 ‘문주주의’라는 비아냥까지 등장하고 있는 것”이라 비판했다.
나경원 원내대표도 비판에 가세했다. 그는 김 지사 보석에 대해 “문재인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의 ‘김경수 구하기’ 올인과 사법부 압박이 제대로 통한 것으로 보인다”며 “국민의 사법부 공정성에 대한 우려와 걱정이 점점 커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드루킹 특검은 반쪽짜리 특검이었다. 재특검이 필요하다는 것은 모든 국민이 알고 있다”며 드루킹 특검 재추진 의사를 드러냈다. 나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의원총회를 열고 드루킹 특검 재추진과 관련한 총의를 모을 예정이다.
이서희 기자 sh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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