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중국이 다음 달 말 또는 6월 초 무역협상 합의문에 서명하는 것을 목표로, 새로운 고위급회담 일정을 잡았다는 보도가 나왔다. 양측이 막바지 고위급 협상을 통해 최종 협상안을 마련하는 데 성공할 경우, 서명식을 위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정상회담 일정도 윤곽을 드러낼 것으로 보인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7일(현지시간) 무역협상 진행 상황에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이르면 내달 말 또는 6월 초 무역협상 합의문에 서명하는 것을 목표로, 미중 양측이 추가적인 대면 협상을 계획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를 위해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가 이끄는 미국 협상단이 이달 29일쯤 중국 베이징을 방문할 것으로 알려졌으며, 스티븐 므누신 미 재무장관도 동행한다.
WSJ는 아울러 정부 고위 관계자를 인용, 류허 중국 부총리가 5월 6일쯤 워싱턴을 방문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양측은 약 2주 간 합의를 거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서명할 합의문 문안 작업을 마친다는 목표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기자들을 만나 막바지 단계에 접어든 미중 무역협상과 관련해 "우리가 성공할 것이라는 느낌이 든다. 그것은 양국 모두에 좋을 것"이라며 낙관적 견해를 밝혔다.
그는 "중국과의 협상은 아주 잘 진행되고 있다"면서 "우리는 많은 것을 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하지만 그건 꽤 잘 진행되고 있다"면서 "여러분은 그것에 관해 곧 듣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미·중은 지난 1월 말 워싱턴에서 한차례 고위급 접촉을 했고, 2월 중순 베이징과 워싱턴을 오가며 2차ㆍ3차 고위급 협상을 벌인 바 있다. 지난달 말에는 베이징에서, 이달 초엔 워싱턴에서 각각 4차ㆍ5차 고위급 무역협상을 이어갔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4일 백악관에서 류허 부총리를 면담한 자리에서 "우리는 아마도 4주 안에 알게 될 것"이라며 4주 내 무역협상의 마무리 가능성을 시사한 바 있다.
이와 관련,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의 정상회담 일정도 물밑에서 논의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미 경제매체 CNBC 방송은 "중국 당국자들이 트럼프 대통령의 5월 말 일본 방문을 주목하고 있다"고 전했다.트럼프 대통령은 내달 26∼28일 새 일왕 즉위 후 첫 일본 국빈으로 방일한 뒤 한 달 만인 6월 28∼29일 오사카에서 열리는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에 참석할 예정이다.
CNBC는 복수의 당국자를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의 일본 방문은 미·중 무역협상이 어느 정도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하는 시점과 맞물려 있다"면서 "중국은 아시아 지역에서 미ㆍ중 정상회담을 하기를 원하고 있다"고 전했다.
최나실 기자 verit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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