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은경 지천옻칠아트센터 대표, 프 모나리자 갤러리서 첫 해외작품전

지난 20일 프랑스 파리 중심부에 자리한 미술관 ‘모나리자 갤러리’에 우리나라 옻칠 작품이 등장했다. 전시품의 주인공은 경북 상주시 은척면 한방산업단지에 위치한 지천옻칠아트센터 대표 김은경(62)씨였다.
김씨는 모나리자 갤러리의 초청으로 유럽, 일본 등 해외 유명 작가 17명과 전시회에 참여했다. 행사는 ‘봄-빛’을 주제로 지난 15일부터 6일간 열렸다.
김은경 대표는 “모나리자 갤러리에서 옻칠 특유의 깊은 빛과 따뜻한 색감을 소개하고 싶다며 초대해 참여하게 됐다”며 “해외전시회는 처음인데 현지에서 상당히 좋은 반응을 얻어 우리나라의 옻칠 문화를 알릴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된 것 같아 기뻤다”고 말했다.
그가 선보인 작품은 옻칠화 6점과 옻칠기 3점, 옻칠화병케이스 1점 등 총 10점이었다. 김 대표의 옻칠 작품은 모나리자 갤러리의 전시 기획자들이 극찬할 정도로 현지에서 호평을 얻었다.
김 대표는 “프랑스는 유럽 대륙에서 일찍부터 옻칠문화를 가장 적극적으로 받아들인 국가다”며 “전시회 관람객들이 옻칠 본연의 색과 질감에 매료됐다며 큰 관심을 나타냈다”고 말했다.

김은경 대표는 국내 제1호 옻칠조형학 박사다. 약학을 전공했지만 옻칠에 반해 30여 년 동안 한지와 옻칠을 연구했다. 특히 ‘천 년을 간다’는 종이 한지에 옻칠을 한 지태옻칠기에 심취했다.
지태옻칠기는 과거 선비가 도포 자락에서 꺼내 드는 휴대용 잔이나 산 넘어 시집가는 새색시 가마에 넣어주던 요강으로 제작됐을 정도로 가볍고 물에 강해 고려와 조선시대 때 즐겨 사용됐다.
김 대표는 지태옻칠기가 일제강점기를 지나며 거의 사라질 위기에 처한 사실에 안타까움을 느꼈고 오랜 연구와 실험 끝에 전통 기법을 되살려 냈다. 그는 지태옻칠기를 예술작품에만 그치지 않고 그릇이나 물컵, 장신구, 가방, 탁자, 조명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생활소품까지 만들고 있다.
그는 “지태옻칠기는 가볍고 튼튼하며 옻칠 특유의 방수성과 방부성을 가진 것이 특징이다”며 “옻칠은 그 분야와 활용 범위가 무궁무진하다”고 말했다.
현재 한국 옻칠협회 부이사장을 맡고 있는 김 대표는 지난 2017년 상주 한방산업단지 내 지상 2층 규모로 면적 456㎡의 지천옻칠아트센터를 열고 다양한 옻칠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센터는 전시판매장을 비롯해 다목적교육관, 옻칠공방, 체험실까지 갖춰 옻칠 문화 보급과 사라져 가는 전통 문화 계승에도 크게 이바지했다는 평가를 얻고 있다.
김은경 대표는 “지천옻칠아트센터가 잊혀져 가는 전통문화를 알릴 수 있는 홍보의 장이 되기 바란다”며 “이번 프랑스 첫 해외전시회를 시작으로 앞으로 옻칠 문화의 정체성을 확립하는 연구와 작업도 계속해서 이어나갈 것이다”고 말했다.
김재현기자 k-jeahyu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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