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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판매 1위 중국 ‘설화맥주’, 국내선 왜 안보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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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판매 1위 중국 ‘설화맥주’, 국내선 왜 안보일까

입력
2019.04.17 18:43
수정
2019.04.17 18:50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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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모레퍼시픽이 ‘설화’ 상표 등록 선점

설화맥주. 현원코리아 제공
설화맥주. 현원코리아 제공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맥주 브랜드는 뭘까. 미국의 버드아이스나 버드와이저, 네덜란드의 하이네켄 등을 떠올리는 사람이 많겠지만, 정답은 중국 업체 ‘화윤설화맥주’에서 만드는 ‘설화’다. 설화는 국내에 아직 수입되지 못하고 있다. 화장품기업 아모레퍼시픽의 한방 브랜드 ‘설화수’와 이름이 비슷하기 때문이다. 대신 화윤설화맥주는 자사의 다른 브랜드 ‘슈퍼엑스’를 한국에 출시하기로 했다.

화윤설화맥주의 국내 판권을 보유한 주류업체 현원코리아는 17일 서울 용산 드래곤시티 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다음달 슈퍼엑스를 출시한다고 밝혔다. 슈퍼엑스의 알코올 도수는 3.8%로 국내에서 판매 중인 일반 맥주(4~4.5%)보다 낮다. 현원코리아는 음식과 맥주를 함께 즐기는 젊은 층을 집중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슈퍼엑스 상륙을 계기로 설화 맥주를 국내에서 맛볼 수 있을 거라는 기대감이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설화 대신 슈퍼엑스 우선 출시라는 ‘우회로’를 택한 김준영 현원코리아 대표는 “아모레퍼시픽이 오랜 기간 설화 이름으로 새 제품을 내놓지 않아 조만간 설화 맥주를 국내에 출시할 수 있게 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상표법상 상표권자가 정당한 이유 없이 등록상표를 3년 이상 국내에서 사용하지 않으면 특허심판원에 취소심판을 청구할 수 있다.

그러나 현원코리아의 기대와 달리 당분간은 설화를 국내에서 보긴 힘들 전망이다. 아모레퍼시픽이 설화수와 유사한 제품명이 난립하는 걸 막기 위해 ‘설화(雪花)’라는 단어의 상표권을 일찌감치 선점했기 때문이다. 설화 상표를 10여년 전 화장품 영역에 등록한 아모레퍼시픽은 지난해 8월 음료∙주류 영역에도 등록을 마쳤다. 상표 등록은 45가지 영역에 각각 신청할 수 있다. 결국 적어도 2021년 8월까지는 국내 시장에서 설화 맥주가 판매될 수 없다는 의미다.

설화는 판매량 기준으로 2006년 중국 1위, 2008년 세계 1위에 올랐다. 설화의 중국 내 맥주 시장 점유율은 26%가 넘는다. 중국인 4명 중 1명이 설화맥주를 마시는 셈이다.

중국 업체 ‘화윤설화맥주’에서 만드는 ’슈퍼엑스‘. 5월부터 국내에서 판매된다. 현원코리아 제공
중국 업체 ‘화윤설화맥주’에서 만드는 ’슈퍼엑스‘. 5월부터 국내에서 판매된다. 현원코리아 제공
아모레퍼시픽의 대표 화장품 ‘설화수’. 아모레퍼시픽은 ‘설화’에 대해 상표 등록을 해놨다. 아모레퍼시픽 제공
아모레퍼시픽의 대표 화장품 ‘설화수’. 아모레퍼시픽은 ‘설화’에 대해 상표 등록을 해놨다. 아모레퍼시픽 제공

윤태석 기자 sportic@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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