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67) 전 대통령의 변호인을 맡았던 '측근' 유영하(57) 변호사가 "박 전 대통령의 형 집행을 정지해 달라"며 검찰에 신청했다.
17일 법조계에 따르면 유 변호사는 이날 서울중앙지검에 박 전 대통령에 대한 형 집행정지 신청서를 제출했다.
박 전 대통령은 지난 2017년 3월31일 '국정농단' 사건으로 구속된 바 있다. 지난 17일 0시를 기점으로 국정농단 재판 관련 구속기간은 만료됐지만, 20대 총선에 개입한 혐의로 기소된 사건에서 징역 2년 판결이 확정돼 기결수 신분으로 구치소 생활을 계속하게 됐다.
이에 유 변호사는 형 집행을 정지해 달라며 검찰에 신청서를 냈다. 박 전 대통령이 허리디스크 등으로 인해 통증에 시달리고 있다며 건강 문제를 호소한 것이다.
유 변호사는 취재진에게 보낸 자료를 통해 '변호인으로서 최소한의 기본적인 책임과 도리'라고 밝히며 박 전 대통령이 현재 허리디스크 증세로 치료를 받았으나 전혀 호전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유 변호사는 "(박 전 대통령은) 불에 덴 것 같은 통증 및 칼로 살을 베는 듯한 통증과 저림 증상으로 인해 정상적인 수면을 하지 못하고 있다"며 "본 변호인은 (문재인) 대통령께 보석청구 등의 신청을 하겠다고 건의 드렸으나 이를 받아들이시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동안 접견을 통해 살펴본 박 전 대통령의 건강 상태 등을 고려할 때 병증은 구치소 내에서는 치료가 더 이상 불가능한 상황"이라며 "더 이상 치료와 수술 시기를 놓친다면 큰 후유증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고 강조했다.
유 변호사는 박 전 대통령이 그간 재판에 불출석한 이유는 "재임 중 일어난 잘잘못은 역사적 평가에 맡기고, 자신이 이를 모두 안고 가겠다는 뜻"이라며 "수감기간 중 단 1명의 정치인을 만난 적이 없으며 가족 접견까지 거부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박 전 대통령은 헌법재판소의 탄핵 결정으로 이미 정치인으로 사망 선고를 받았다. 정치인과 자연인 박근혜로서의 삶의 의미를 모두 잃었다"며 "사법적인 책임은 현재 진행 중인 모든 재판이 완료된 이후 국민들 뜻에 따라 물으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유 변호사는 끝으로 "인권을 최고의 가치로 내세우고 집권한 현 정부가 고령의 전직 여성 대통령에게 병증으로 인한 고통까지 계속해 감수하라고 하는 것은 비인도적 처사일 뿐만 아니라 사법처리됐던 전직 대통령 등과 비교해볼 때 유독 가혹한 것"이라며 "극단적인 국론 분열을 막고, 국민통합을 통한 국격 향상을 위해서라도 전향적인 조치를 바란다"고 밝혔다.
형사소송법상 형 집행정지는 징역 또는 금고형 등을 선고받은 자가 형 집행으로 인해 건강을 현저히 해치거나 기타 중대한 사유가 있을 경우 검사 지휘에 의해 집행을 정지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검찰은 이날 유 변호사의 집행정지 신청을 접수한 뒤 "형집행정지 심의위원회에서 원칙에 따라 결정할 것"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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