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우리 아파트에서 어떻게 이런 끔찍한 일이…”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우리 아파트에서 어떻게 이런 끔찍한 일이…”

입력
2019.04.17 12:44
수정
2019.04.17 13:16
0 0

진주 ‘묻지마 칼부림’ 주민들 망연자실

17일 오전 4시 30분쯤 경남 진주시 가좌동의 한 아파트에 거주하는 안모(43)씨가 본인 집에 불을 지른 뒤 계단에서 대피하는 이웃 주민들을 상대로 흉기를 휘둘러 5명이 숨지고 10명이 다치는 사건이 발생, 해당 아파트 출입구 곳곳에 혈흔이 묻어 있다. 진주=전혜원 기자
17일 오전 4시 30분쯤 경남 진주시 가좌동의 한 아파트에 거주하는 안모(43)씨가 본인 집에 불을 지른 뒤 계단에서 대피하는 이웃 주민들을 상대로 흉기를 휘둘러 5명이 숨지고 10명이 다치는 사건이 발생, 해당 아파트 출입구 곳곳에 혈흔이 묻어 있다. 진주=전혜원 기자

17일 오전 11시 30분쯤 경남 진주시 가좌동 한 아파트. 이날 새벽 이 아파트에 살던 안모(42)씨가 자신의 집에 불을 지른 뒤 화재로 대피하던 주민들을 흉기로 살해한 끔찍한 현장에는 바닥 곳곳에 핏자국들이 남아 있었다.

피 비린내도 났다. 아파트 출입구 위쪽으로 나 있는 2층과 3층 비상 계단 창문에서 흉기에 찔린 주민들의 피가 벽을 타고 흘러내린 흔적이 보여 당시의 처참한 상황을 그대로 보여줬다.

아파트 입구에서 만난 한 주민은 “불이 났다고 해 8층 집에서 비상 계단을 이용해 1층으로 가려고 하는 데 5층 비상계단에서부터 사람이 쓰러져 있는 것이 보였다”면서 “피가 바닥에 번져 있어 무서웠지만 그냥 계속해서 내려왔는데 1층에도 사람들이 쓰러져 있었다”고 말했다.

아파트 입구 인도의 오목한 곳에는 피가 흥건히 고여 있었고, 핏덩이가 엉겨 붙어 있는 곳도 많았다. 주차장 쪽 여기저기에서도 사망자나 부상자를 옮기는 과정에서 떨어진 핏자국이 말라 붙어 있었다. 화재를 진압한 후 소방관들이 소방호스로 피를 씻었지만 바닥 곳곳에는 여전히 피해 주민의 핏자국이 남아 있었다.

17일 오전 4시 30분쯤 경남 진주시 가좌동의 한 아파트에 거주하는 안모(43)씨가 본인 집에 불을 지른 뒤 계단에서 대피하는 이웃 주민들을 상대로 흉기를 휘둘러 5명이 숨지고 10명이 다치는 사건이 발생, 해당 아파트 벽면 곳곳에 혈흔이 묻어 있다. 진주=전혜원 기자
17일 오전 4시 30분쯤 경남 진주시 가좌동의 한 아파트에 거주하는 안모(43)씨가 본인 집에 불을 지른 뒤 계단에서 대피하는 이웃 주민들을 상대로 흉기를 휘둘러 5명이 숨지고 10명이 다치는 사건이 발생, 해당 아파트 벽면 곳곳에 혈흔이 묻어 있다. 진주=전혜원 기자

아파트 주민 정모(48)씨는 “소방차 사이렌 소리에 놀라서 가족들을 깨워 대충 옷을 입고 서둘러 나왔는데 계단에 주민들이 쓰러져 있었다”면서 “큰아이가 동생을 업고 밖으로 내려왔는데 지금도 사건 당시 충격으로 떨고 있다”고 말했다.

처음 화재가 발생한 4층 안씨의 집 창은 방충망이 구겨진 상태에서 온통 검은 거으름 투성이였다. 황호연(74) 입주자대표는 “안씨가 이사 온지 3~4년 정도 됐는데 안씨에 대해 주변 이웃들도 잘 알지 못하는 상황이었다”고 말했다.

이날 새벽 발생한 방화 난동 사건으로 주민 5명이 숨지고 13명이 부상을 입었다. 이 중 사망자 포함한 10명이 안씨가 휘두를 흉기에 찔렸고, 나머지는 화재로 발생한 연기 등을 마셔 병원 치료를 받고 있다.

특히 이날 난동의 사망자 중 초등학교 6학년과 고등학교 3학년 여학생이 포함돼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경남도교육청은 숨진 학생 2명 중 1명이 재학하던 초등학교에 비상상황실을 꾸려 사망 학생들에 대한 조문 등을 계획하고 있다. 또 화재로 연기를 마셔 병원으로 옮겨진 여중생 2명에 대해서는 심리상담을 실시하고, 사건이 발생한 아파트에 사는 학생이 더 있을 경우 해당 학생들에 대해서도 심리 상담을 도울 예정이다.

진주=권경훈 기자 werther@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