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있는 그대로 성실하게 조사 잘 받고 나오겠습니다.”
마약투약 혐의를 받고 있는 가수 겸 배우 박유천(33)씨가 17일 오전 경찰에 출석해서 한 말이다. 검정색 승합차를 타고온 박씨는 검은색 정장에 노타이 차림으로 다소 여유 있는 모습이었다.
피의자 신분으로 이날 경찰에 나온 박씨는 취재진의 추가질문에 묵묵부답으로 일관하며 “감사합니다”는 말만 두차례 한 뒤 청사 안으로 들어갔다.
박씨는 마약 투약혐의로 체포돼 구속 상태로 검찰에 송치된 남양유업 창업주 외손녀 황하나(31)씨와 올해 초 필로폰을 구매해 황씨의 서울 강남 자택 등에서 투약한 혐의를 받고 있다.
황씨는 구속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서 “연예인 A씨가 마약을 권유해 투약했다”고 진술한 바 있다. 당시 황씨는 A씨가 바로 박씨라고 지목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앞서 16일 오전 9시부터 오후 3시20분까지 박씨의 경기 하남시 자택과 신체 등에 대한 압수수색을 벌였다.
또 모발과 소변을 임의로 제출받아 마약검사를 실시했지만 ‘음성 반응’이 나온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박씨의 모발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정밀 검사를 의뢰했다. 결과가 나오기까지는 대략 3주 정도 걸린다.
경찰은 간이 검사에서 ‘음성 반응’이 나왔지만 혐의 입증에는 자신있다는 입장이다. 박씨가 올해 초까지 황씨의 강남 집에 드나들던 장면이 찍힌 폐쇄회로(CC)TV를 확보한데다 황씨로부터 “박씨와 함께 마약을 투약했다”는 진술도 받아냈기 때문이다.
여기에 박씨의 휴대폰 수사를 통해 황씨가 마약을 했다는 날짜와 동선이 대부분 일치한 부분까지 확인했다.
박씨는 지난 10일 기자회견을 자청 “마약을 절대 하지 않았다. 억울하다”는 입장을 낸 바 있다.

임명수 기자 sol@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