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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마지막 돌고래 ‘태지’의 공연은 끝났다

입력
2019.04.16 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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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공원, 수중공연 등 금지 조건으로 태지 제주 리조트에 기증

지난 2월 중순 제주 퍼시픽랜드 내실에 있는 돌고래 태지. 서울대공원 제공
지난 2월 중순 제주 퍼시픽랜드 내실에 있는 돌고래 태지. 서울대공원 제공

서울시의 마지막 돌고래인 태지(20세 추정·수컷)가 사회적 합의를 통해 현재 위탁·관리중인 제주 ㈜호반호텔앤리조트에 남는다.

서울대공원은 16일 오전 서울대공원 동행라운지에서 태지 기증·관리에 관한 합의서 서명식을 진행했다. 태지는 일본 와카야마현 다이지에서 잡혀 2008년 서울대공원에 왔다. 서울시는 그동안 2013년 아시아 최초 야생방류였던 남방큰돌고래 '제돌이'를 시작으로 2015년 태산·복순이, 2017년 금등·대포를 제주 바다에 방류했다. 혼자 남은 태지는 수면 위로 올라와 가만히 있는 등 이상행동을 보였다. 서울대공원은 다른 돌고래들이 사는 퍼시픽랜드에 태지를 위탁했다. 당시 시민단체들은 퍼시픽랜드가 돌고래 불법 포획으로 처벌받은 전력이 있다며 서울시를 비판했다.

제주 중문단지에 위치한 퍼시픽랜드는 2016년 호반건설이 인수했다. 바다조망이 가능한 호텔, 빌라, 휴양문화시설 등을 신축해 복합리조트를 개발 예정이다. 지난해 8일 ㈜호반호텔엔리조트로 새롭게 태어났다.

태지의 위탁조건은 조련사와의 수중공연, 사진찍기 등 직접적인 접촉 금지 등이 포함돼 있다. 수의사와 사육사의 건강 모니터링 결과 태지의 건강상태는 매우 좋아졌음이 확인됐다.

서울대공원은 태지의 위탁기간이 만료됨에 따라 태지의 향후 거취문제를 두고 시민단체, 국내·외 전문가들과 5차례의 토론회, 현장 방문 등을 실시했다. 해양수산부, 고래연구센터 등 정부와 전문연구기관도 함께 참여해 태지를 위한 최선의 해답을 찾기 위해 노력해왔다.

태지의 향후 관리방안에 대해 국내 바다쉼터 조성, 자연방류, 현 위탁기관에 기증 등 세가지 안 중 서울대공원과 전문가들은 과학적인 근거로 적합성을 논의한 결과 나이와 현재의 활동상태, 스트레스 최소화 등을 고려해 현 기관에 남는 것이 최선이라는 결론에 합의했다.

최근 5차 토론회에 참석한 나오미로즈(세계포경위원회 과학전문위원, 해양포유류학자)는 한국의 해양조건상 수온 태풍 수심 등으로 인해 바다쉼터 조성은 어렵다고 설명했다. 또 방류의 경우 나이와 10년 이상 수족관 생활 고려할 때 태지에겐 부적합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그는 태지의 경우 타 수족관 이동은 더 큰 스트레스 요인으로 이동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울대공원은 시민단체와 전문가들의 제언을 바탕으로 '조건부기증합의서'를 작성했다. 합의서에는 기존 금지와 관리사항의 유지는 물론 향후 태지의 복지를 위한 바다쉼터 이송·방류 등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성사됐을 경우 이를 수용해야 하는 조항이 추가됐다. 만일 기증 조건을 이행하지 않을 경우 기증이 취소된다. 서울대공원은 태지 기증 후에도 합의 참여자를 포함한 '태지 관리방안 협의체'를 지속 운영하며 태지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과 사회적 책임을 다 하기로 했다.

배성재 기자 passion@hankookl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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