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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철 동원 회장 '50년 항해' 닻 내리다... 2세 경영 본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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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철 동원 회장 '50년 항해' 닻 내리다... 2세 경영 본격화

입력
2019.04.16 19:07
수정
2019.04.16 19:11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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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철(왼쪽) 동원그룹 회장과 차남 김남정 동원그룹 부회장
김재철(왼쪽) 동원그룹 회장과 차남 김남정 동원그룹 부회장

통조림 참치의 대중화를 이끌며 국내 식품업계에 큰 획을 그은 김재철(84) 동원그룹 회장이 창립 50주년 기념식에서 스스로 물러나겠다며 사퇴했다. 김 회장이 전격적으로 회장직을 내려놓으면서 동원그룹은 김 회장의 차남인 김남정(46) 그룹 부회장 겸 지주회사인 동원엔터프라이즈 부회장이 전면에 나서 경영을 이끌게 됐다.

김 회장은 16일 경기 이천시 동원그룹 연수원에서 임직원 2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창립 50주년 기념식에서 “이제 여러분의 역량을 믿고, 회장에서 물러서서 여러분의 활약상을 지켜보며 응원하고자 한다”며 사임의 뜻을 밝혔다.

동원그룹은 김 회장이 직접 원양어선을 타며 시작한 기업이다. 1969년 36세의 나이로 서울 명동에 작은 사무실을 얻은 그는 직원 3명과 원양어선 한 척으로 그룹의 모태인 동원산업을 설립했다. 김 회장은 신규 어장을 개척하는 등 빠르게 수산업에서 자리를 잡았으며, 1982년 국내 최초로 통조림 참치인 ‘동원참치’를 출시해 ‘홈런’을 날렸다. 당시 명절 선물세트로 참치캔 선물세트를 내세웠고 소비자들에겐 이색 상품으로 여겨지며 인기를 끌었다. 동원참치는 출시 이후 약 40년간 지구 12바퀴 반을 돌 수 있는 양인 62억캔 이상 팔렸다.

김 회장은 50년 동안 안정적으로 동원그룹을 이끈 선장으로 평가 받는다. 김 회장의 퇴진에도 그룹 경영에는 큰 변화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동원그룹 관계자는 “동원엔터프라이즈가 그룹의 전략과 방향을 잡고 각 계열사는 전문 경영인 중심으로 독립 경영을 하는 기존 체제에서 큰 변화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회장은 2004년 동원산업과 동원금융을 계열 분리하면서 금융 부문은 장남 김남구(56) 한국투자금융지주 부회장에게, 제조 및 유통 부문은 차남인 김남정 부회장에게 각각 맡기며 교통정리를 했다. 금융 부문은 1982년 한신증권을 인수해 증권업에 진출한 게 시작이다. 한신증권은 이후 사명을 동원증권으로 바꿨고, 2005년 한국투자증권을 인수하면서 한국투자금융지주로 변신했다.

김 회장의 아들 두 형제는 각각의 분야를 맡아 사업을 성장시켰다. 1987년 동원산업에 입사한 김남구 부회장은 1991년부터 동원증권에서 근무했으며 2003년 동원금융지주 대표이사로 취임했다. 이후 금융 부문 경영을 이끌고 있다.

김남정 부회장은 1996년 동원산업 영업부로 입사해 동원F&B, 동원엔터프라이즈, 동원시스템즈 등 주요 계열사를 두루 거치며 역량을 쌓아왔다. 특히 2013년 동원그룹 부회장으로 선임된 후에는 인수합병으로 사세를 키워나갔다. 대표적인 게 2016년 종합물류기업인 ‘동부익스프레스’를 인수해 물류 사업을 확대한 것이다. 그룹의 종합 포장재 계열사인 동원시스템즈를 성장시킨 것도 김 부회장이다. 2014년 필름 및 판지상자 제조사인 ‘한진피앤씨’를 비롯해 음료수 포장재 기업 ‘테크팩솔루션’과 베트남 포장재기업 ‘TTP’, ‘MVP’ 등을 인수하면서 연포장재 및 각종 기능성 필름을 포함한 PET용기, 캔, 알루미늄을 아우르는 기업으로 도약하게 했다. 또한 온라인 반찬 간편식 제조업체인 ‘더반찬’을 인수하는 등 종합식품회사로의 변신도 꾀하고 있다. 동원그룹은 지난해 7조2,00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그 중 수산 부문이 3,850억원, 식품 3조8,000억원, 패키징(포장재) 1조600억원, 물류 1조원 등이다.

업계 관계자는 “김 부회장이 ‘인수합병의 귀재’라 불릴 정도로 안정된 경영 능력을 인정받고 있다”며 “무난한 경영권 승계가 이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강은영기자 kis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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