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검찰이 가습기 살균제인 ‘가습기 메이트’ 제조사인 SK케미칼 전 대표에 대해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SK케미칼 최고위 임원에게 과실치사상 혐의가 적용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16일 검찰에 따르면 가습기 살균제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형사2부(부장 권순정)는 전날 홍지호 전 SK케미칼 대표이사와 당시 함께 일한 임직원 3명에 대해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홍 전 대표는 2002년 출시 된 가습기 메이트 제조 및 출시 과정을 총괄한 책임자다. 홍 전 대표에 이어 2005년부터 대표를 맡았던 김모씨는 영장 청구 대상에서 빠졌다.
검찰이 이 회사 최고위 임원에게까지 과실치사상 혐의를 적용할 수 있었던 것은 이달 1일 같은 회사 박철 부사장을 증거인멸 혐의로 구속기소하는 하면서 관련 단서가 발견됐게 때문이다. 박 부사장에 대한 구속 수사 과정에서, 검찰은 가습기 메이트 개발과 유통 과정 당시부터 해당 제품의 위험성을 회사 수뇌부가 인지한 구체적 정황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검찰은 압수수색을 통해 확보한 1994년 서울대 이영순 교수의 ‘가습기메이트 CMIT에 대한 유해성 보고서’를 주시하고 있다. SK케미칼 측이 이 교수의 보고서를 의도적으로 무시하고 제품을 출시한 정황이 있는 만큼, 이 부분만 구체적으로 입증되면 과실치사상 혐의로 유죄를 이끌어 낼 수 있다고 보는 것이다.
정재호 기자 next88@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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