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아시아나그룹이 아시아나항공을 매각하기로 결정하면서 국내 항공업계 경쟁구도 변화에도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금융투자업계에선 매각 이후 아시아나항공이 사업규모를 축소할 가능성이 높아 경쟁 항공사에겐 오히려 기회가 될 것이라 전망하고 있다. 또 당장은 아시아나항공이 계열사인 에어부산과 에어서울과 함께 묶여서 시장에 나올 가능성이 높지만, 만약 개별 매각이 성사될 경우 성장을 노리는 저가 항공사에게 몸집을 키울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분석도 조심스레 나오고 있다.
1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 매각이 경쟁 항공사들에게는 사업을 확장할 기회가 될 것이란 분석을 이어지고 있다.
미래에셋대우는 아시아나항공 매각 후 항공업계 경쟁 강도가 일단 완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아시아나항공이 재무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사업 구조조정을 거칠 거란 분석 때문이다. 류제현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아시아나항공은 추후 자금이 유입되면 공격적인 확장보다는 차입금 상환 등 재무 안정성 확보와 기존 영업라인의 효율성 극대화에 집중할 것”이라며 “결국 우리나라 항공업계의 경쟁 완화로 이어질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하지만 장기적으론 경쟁 항공사들이 아시아나항공이 차지했던 자리를 노리는 경쟁은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최고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공항슬랏(자리)을 확보하기 위한 저비용항공사 간 경쟁이 치열한 상황에서 전체 공급의 17%를 차지하는 2위 아시아나항공의 매각과 구조조정은 경쟁 항공사에 기회”라고 진단했다. 금융투자업계에선 또 아시아나항공이 추진하겠다고 밝힌 ‘비수익 노선 정리’에 따라 반납되는 노선 운수권을 누가 가져갈지를 두고도 한바탕 경쟁이 벌어질 것으로도 전망했다.
이런 전망에 따라 아시아나항공 계열의 저비용항공사인 에어부산과 에어서울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현재는 아시아나항공과 ‘통매각’되는 방안이 추진될 가능성이 높지만 개별 매각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실제 금호아시아나그룹이 제출한 수정 자구계획안을 보면, 아시아나항공의 자회사를 별도로 매각하는 것은 금지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되, 인수자의 요청이 있을 경우 별도로 협의하기로 했다.
저비용항공사로서 두 기업은 나름 매력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현재 에어부산은 항공기 25대를 운용하며 35개 노선에 취항하고 있다. 영남권 국제선 수요를 바탕으로 지난해 매출 6,535억원, 영업이익 205억원을 달성했다.
에어서울은 아시아나항공의 비수익 노선을 바탕으로 설립돼 초기에 다소 어려움을 겪었지만, 최근 단거리 중심 노선으로 재편하면서 수익성이 개선되고 있다. 작년 영업손실 규모가 16억원으로 대폭 축소되며 올해 흑자 전환을 기대하고 있다.
한 대형증권사 애널리스트는 “기업 가치가 1조원에서 많게는 2조원까지 나오는 아시아나항공 전체를 인수하기 힘든 기업들은 에어부산, 에어서울 인수에 관심을 가질 것”이라며 “기존 또는 최근 면허를 받은 저비용항공사들도 몸집을 키울 수 있어 개별 매각에 기대를 걸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상무 기자 allclear@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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