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배우 잭 블랙(50)이 주연을 맡아 국내에서도 큰 인기를 끈 영화 ‘스쿨 오브 락’(2003)의 뮤지컬 버전이 6월 한국을 찾는다. ‘스쿨 오브 락’은 집세를 벌기 위해 초등학교에 위장 취업한 로커 듀이가 아이들과 밴드를 결성해 음악 대회에 나가는 설정의 코미디 영화다. 록 음악이 큰 줄기를 이루는 음악 영화여서 뮤지컬로 만들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다.
뮤지컬 ‘스쿨 오브 락’은 미국 브로드웨이와 영국 웨스트 엔드에서 각각 2015, 2016년 공개돼 관객과 평단의 호평을 받았다. 한국 첫 공연은 6월 8일이다. 브로드웨이 뮤지컬 신작이 불과 3, 4년 만에 한국 투어를 하는 경우는 드문 일이다.
‘스쿨 오브 락’은 원작 영화와 마찬가지로 즐거움과 에너지가 가장 큰 강점이다. 작곡가 앤드루 로이드 웨버(71)의 최신작이라는 점에서 더 주목받았다. 웨버는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 ‘캣츠’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 등을 작곡한 뮤지컬 음악계 거장이다. ‘스쿨 오브 락’에 공동 프로듀서로 참여한 웨버의 아내 메들린 거든이 웨버에게 뮤지컬 제작을 제안했고, 7년간의 협상 끝에 영화사 파라마운트 픽처스에서 뮤지컬 판권을 얻는 데 성공했다.
최근 언론 간담회를 위해 한국을 찾은 ‘스쿨 오브 락’의 월드투어 연출가 패트릭 오닐은 “작품의 궁극적 주제는 음악이 우리를 자유롭게 한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작품 속 모든 인물이 무언가를 갈구합니다. 학생들은 부모님의 사랑을, 듀이는 성공을, 로즐리 교장은 자신이 성장하면서 잃었던 것을 다시 찾으려 하죠. 웨버 역시 음악이 어떻게 이들의 삶을 해방시키는지 들려주고 싶어했을 거예요.”
뮤지컬에는 영화 주제곡 등에 더해 웨버가 새로 작곡한 14곡이 추가됐다. 웨버는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로 록 음악에도 일가견이 있음을 보여 준 데 이어 ‘스쿨 오브 락’에서 록과 오페라, 클래식, 팝의 조화를 만들어냈다. 웨버 음악이 집대성된 작품이라 할 만하다. 오닐 연출가는 “듀이는 록, 로즐리는 오페라, 학생들은 팝 등을 주로 연주해 캐릭터마다 서로 다른 음악적 정체성을 보여 준다”며 “커튼콜에서는 모든 장르가 한데 어우러지는 융합을 경험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배우들이 라이브로 연주하는 밴드 음악이 스피커 200여개로 전달돼 관객의 몰입을 도울 예정이다.
아역 배우들의 실력도 관전 포인트다. 무대에는 아역 배우 17명이 등장하는데, 미국 초연 오디션 때는 2만2,000여명이 지원했다고 한다.
원작 영화의 큰 틀을 따르긴 하지만, 뮤지컬에는 캐릭터들의 사연이 보다 상세하게 등장한다. 영화와 달리 듀이와 로즐리의 로맨스도 나온다. 듀이는 공연 회당 5.6㎞를 움직일 정도로 무대를 활보한다. 배우와 제작진은 잭 블랙의 듀이가 아닌 뮤지컬의 듀이 캐릭터를 만들기 위해 애썼다. 오닐 연출가와 함께 방한한 주연 배우 코너 존 글룰리는 “극장에 가는 게 아니라 록 콘서트를 보러 온다는 걸 명심하라”고 관객들에게 당부했다. “영화와 마찬가지로 모두를 위한 뮤지컬이에요. 여러분이 눈물을 흘릴 때까지 심금을 울릴 것이고, 웃겨드릴 것이고, 록으로 즐겁게 만들어드릴 겁니다.” ‘스쿨 오브 락’은 서울 송파구 샤롯데씨어터에서 8월까지 공연을 마친 뒤 9월 부산 드림씨어터, 대구 계명아트센터에서 공연을 이어간다.
양진하 기자 realh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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