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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학규 배수진 쳤지만… 바른정당계 “즉각 퇴진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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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학규 배수진 쳤지만… 바른정당계 “즉각 퇴진하라”

입력
2019.04.15 17:32
수정
2019.04.16 00:10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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孫 “추석까지 당지지율 10% 못 미치면 사퇴”

손학규(왼쪽) 바른미래당 대표가 15일 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손학규(왼쪽) 바른미래당 대표가 15일 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바른정당계 인사들로부터 사퇴 요구를 받고 있는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가 15일 “추석 때까지 당 지지율이 10%에 미치지 못하면 그만두겠다”고 배수진을 쳤다. 그러면서 손 대표는 바른정당 출신인 당내 최다선(5선)인 정병국 의원에게 혁신위원회 구성을 맡기는 나름의 절충안을 내놓았다. 그러나 바른정당계는 ‘대표 사퇴’가 전제라며 거부하고 있어 양측간 대치 국면이 계속될 전망이다.

손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하태경ㆍ권은희ㆍ이준석 최고위원 3인이 불참한 가운데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작심 발언을 쏟아냈다. 그는 최근 바른정당계 일각에서 “자리지키기에만 급급하다”는 비판이 나오는 것을 의식한 듯 “제가 자리 보전을 위해 사퇴를 거부하고 있다는 비판은 결코 받아들일 수 없다”며 “그건 손학규에 대한 모욕”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3명의 최고위원을 향해 “최고위를 의도적으로 무산시켜 당무를 방해하는 행동, 당과 당원의 명예를 실추시키는 발언을 하는 행위 등을 당대표로서 더 이상 좌시하지 않겠다”며 “해당행위로 간주하고 응분의 책임 물을 것을 단호히 경고한다”고 밝혔다.

손 대표는 절충안도 제시했다. 그는 “오늘로 총선이 1년밖에 남지 않았다. 바른미래당이 무엇과 싸우려 하는지, 누구를 대변하려 하는지, 어떤 정치를 하려는지 구체적으로 내놔야 한다”며 “이 일을 정병국 의원에게 부탁한다. 혁신위원회건, 제2창당위원회건 이름은 뭘 써도 좋으니 당의 노선과 정체성을 정리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어 “추석 때까지는 제3지대의 그림이 그려질 것”이라며 “그때까지 당 지지율이 10%에 미치지 못하면 그만두겠다”고 말했다. 세 최고위원의 ‘즉각 퇴진’ 요구에 정면돌파 의지를 분명히 한 것이다.

바른정당계는 즉각 반발했다. 이 최고위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당무 거부는 김영삼 전 대통령이 당대표 시절 청와대의 압박을 이겨내기 위해 마산이나 상도동에 칩거하는 등 자주 있던 저항의 수단”이라며 “최고위원이 회의에 가지 않고 당무를 거부하는 정도는 당연히 권한의 범주 안에 있다”고 주장했다. 김 전 대통령 시절 정계에 발탁된 손 대표가 최고위원들의 당무 거부를 비판하는 것은 자기모순이라고 지적한 셈이다. 하 최고위원도 통화에서 “상황 인식을 잘못하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깝다”며 대표가 사퇴하지 않는 한 당무복귀는 없다고 못박았다.

혁신위원장직을 제안 받은 정 의원 역시 시큰둥한 반응을 보였다. 그는 통화에서 “당 지도부조차 하나 되지 못하고 있는데 혁신이 가능하겠나”라며 “최고위에서 합의해 정식으로 제안한다면 그때 결정하겠다”고 유보적 입장을 내놓았다. 지금처럼 세 최고위원이 당무를 거부하는 이상 제안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뜻을 완곡하게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손 대표의 사실상 ‘최후 통첩’에도 갈등이 봉합될 기미가 보이지 않으면서, 지명직 최고위원 2명의 인선이 강행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서희 기자 sh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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