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환경연대, 수도권 중심 위원구성 지적
댐상류 물공급. 수질개선 기여도 반영 촉구
“통합 물관리를 한다면서 어떻게 머릿수로 위원회를 구성합니까?”
정부가 물통합 관리를 위해 국가·유역물관리위원회 구성에 들어간 가운데 지역 환경단체가 위원 선정의 형평성 문제 등을 제기하고 나섰다.
충북환경운동연대는 15일 보도자료를 내어 “정부가 물관리위원회를 구성하면서 그 동안 수십 년 간 피해를 강요당해 온 댐상류지역 주민은 철저히 배제하는 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정부안이 서울 등 대도시 중심으로 짜였다는 것이다.
이 단체에 따르면 한강유역물관리위원회 구성안을 보면 한강을 상·중·하류, 북한강, 한강동해, 한강서해, 안성천, 임진강 등 8개 권역으로 나눠 총 38명의 위원을 배정하고 있다. 이 가운데 평창강과 달천 충주댐 등 상류 지역엔 5명의 위원만 배정됐고, 나머지 대부분의 위원들은 중·하류 지역 출신이 차지하고 있다. 이는 인구를 중심으로 위원수를 배정한 탓이라는 게 이 단체의 설명이다.
이 단체는 “특히 충북은 수도권에 2/3의 맑은 물을 공급하면서도 위원은 2~3명 밖에 할애를 받지 못한다”며 “정부가 통합 물관리를 위해 지역주민 등 이해관계자가 참여하는 유역 중심 물관리 체계를 마련한다고 해놓고 정작 위원회 구성은 수혜자 위주로 추진하고 있다”고 정부안을 비판했다.
충북환경운동연대는 이에 따라 위원 선정 기준을 유역면적과 인구, 물 공급기여도, 수질개선 기여도 등 다양한 요소를 반영하는 쪽으로 변경해줄 것을 촉구했다.
위원 위촉 방식에 대해서도 이의를 제기했다. 이 단체 박일선 대표는 “현행 ‘시도 지사가 추천하고 국가물관리위원장이 위촉한다’는 조항은 선출직보다 환경부가 위촉한 위원장이 우선한다는 것으로, 이는 민주주의와 지방자치를 부정하는 규정”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댐피해 지역의 의견을 수렴하고 효율적인 물관리를 위해서는 유역위원회를 먼저 꾸리고, 거기서 국가물관리위원회를 구성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주문했다.
이에 대해 환경부 송호석 물환경정책과장은 “유역관리위원회 구성을 어떻게 할지 구체적인 지침은 아직 마련하지 않았다”며 “지역 시민 환경단체의 의견을 최대한 존중하면서 인구, 유역면적 등 변수를 합리적으로 반영하는 쪽으로 추진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오는 6월 물관리기본법 시행을 앞두고 효율적인 물 통합 관리를 위해 국가 및 유역물관리위원회 구성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한덕동 기자 ddha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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