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부 빼벌마을 토지분쟁 15년 만에 전격 합의

토지주 측 토지매각 결정

주민협의회 “환영”

[저작권 한국일보] 경기 의정부 고산동 빼벌마을 주민들이 13일 마을회관에서 토지매각과 관련된 설명회를 열고 있다.

경기 의정부 고산동 미군부대 주변에 형성된 빼벌마을 주민의 토지 분쟁이 15년 여 만에 타결됐다. 토지주인 전주 이씨 선성군파 명산종중이 종중 땅(3만2,715㎡)에 주택 건립 허용과 함께 현지 주민에게 토지 매각을 결정하면서다.

15일 빼벌마을 주민들에 따르면 ‘의정부 빼벌 발전협의회’는 13일 마을회관에서 토지 매각 설명회를 열었다. 빼벌마을은 6ㆍ25전쟁 뒤 주한 미군이 고산동에 주둔하면서 인근 전주 이씨 선성군파 종중 소유의 토지에 형성된 기지촌이다. 현재는 110가구 200여 명이 거주하고 있다.

이윤중 전주 이씨 명산종중 회장은 이 자리에서 “빼벌마을 주민들을 위해 명산종중이 대승적인 차원에서 토지를 매각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2003년 법원의 토지 임대료 분쟁 관련 판결 이후 15년 넘게 요구해왔던 현지 주민들의 토지 확보에도 숨통이 트였다.

최희순 빼벌 발전협의회 회장은 “명산종중의 이번 결정으로 마을 주민들이 토지를 사들일 수 있게 됐다”며 “주민 대다수도 토지 매입 계약에 나서고 있다”고 반겼다.

[저작권 한국일보] 경기 의정부 고산동 빼벌마을 입구에 토지매각 계약과 관련된 설명회를 연다는 내용의 현수막이 걸려 있다..

주민들과 종중은 지난해 1월 감정평가 결과를 토대로 토지 매각금액을 3.3㎡당 205만원에 합의했다. 계약금과 중도금은 50%로 하고 잔금 50%는 주민 부담을 고려, 1년 유예키로 했다.

그동안 현지 주민들은 종중과의 소송에서 연패, 거주지 미확보와 더불어 생계문제를 호소해왔다. 하지만 2003년 3월 법원 판결로 한 지번이던 종중 묘역과 당시 130여 채의 집들이 두 지번으로 분할되면서 분쟁이 시작됐다. 이후 계속된 법원 판결에 따라 2018년 12월 31일까지 토지 임대차 계약이 종료되고, 이후 자진 철거 강제 조정까지 진행되면서 주민들의 삶의 터전도 위협받았다.

글·사진=이종구 기자 minjung@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