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불법 사이트 운영 일당 9명 검거
말레이시아에 사무실을 두고 ‘파워볼’ 전자복권을 모방한 도박사이트를 운영해 수백억 원을 챙긴 일당 9명이 붙잡혔다.
서울 광진경찰서는 불법 도박사이트를 운영한 혐의(도박장소 개설)로 총책임자 A(46)씨와 국내운영 관리자 B(45)씨, 도박자금 인출 책임자 C(45)씨를 구속하고 나머지 6명을 같은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고 15일 밝혔다. 9명 전원은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됐다.
경찰에 따르면 A씨 일당은 2015년 3월 말레이시아에 사무실을 차려놓고 파워볼 복권을 흉내 낸 불법 인터넷 도박사이트를 개설해 운영한 혐의를 받고 있다.
파워볼은 무작위 추첨으로 1~28 중 ‘일반 숫자’를 하나씩 뽑아 5개 숫자를 배치하고, 0~9 사이에서 ‘파워볼’ 숫자를 하나 더 뽑아 총 6자리 숫자를 만든 뒤 ‘업 앤 다운’이나 ‘홀수짝수’ 등으로 당첨금을 받는 방식이다.
A씨 일당은 소셜 미디어 등을 통해 회원을 모집했고, 유령 법인을 세운 뒤 만든 계좌로 도박 자금을 입금 받았다. 도박 결과에 따라 회원들이 획득한 사이버머니는 현금으로 환전했다.
경찰은 지난해 12월 ‘사이버머니를 현금으로 환전해주지 않는다’는 내용의 진정서를 접수해 수사에 착수했다. 수사 결과 A씨 등은 불법 수익으로 고가의 시계와 고급 세단을 구입하는 등 호화로운 생활을 누렸다.
경찰은 이들의 범죄수익금이 수백 억 원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국내 일당의 은신처인 서울 성동구의 한 아파트에서만 범죄수익금 18억원이 현금으로 발견됐다.
경찰 관계자는 “말레이시아에 머물고 있는 일당을 쫓는 한편, 사이트 이용자들의 신원을 확인해 도박 혐의로 입건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박진만 기자 bpbd@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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