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2일(현지시간) 이재웅 쏘카 대표에 대해 “본인 의지만 있었다면 (혁신 성장에 역할을 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비판한 것에 대해 이 대표가 “지금 혁신 성장이 더딘 것은 부총리 본인 의지가 없어서”라며 재반박했다. 혁신성장추진본부가 제대로 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는 것에 대해 서로 비난하는 형국이다.
이 대표는 14일 오후 홍 부총리 기사를 페이스북에 업로드하면서 “제가 의지가 모자랐던 것 인정합니다”라면서도 “부총리 본인 의지만 있다면 혁신 성장을 더 이끌 수 있을 텐데 지금 이렇게 더딘 것은 부총리 본인 의지가 없어서일까요? 대통령은 의지가 있으시던데…”라고 썼다.
앞서 홍 부총리는 12일(현지시간)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 회의 참석차 미국 워싱턴DC를 방문해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혁신성장추진본부 민간공동본부장을 사임한 이 대표가 정부의 혁신성장 추진 방식에 대해 비판을 한 데 대해 ‘이 대표가 제대로 의지를 가지고 역할을 해내지 못했다’는 뉘앙스로 답변했다. 홍 부총리는 “민간인이 꼭 본부장으로 있어야만 혁신 성장이 이뤄지고 없으면 안 이뤄지는 것은 아니다”라고 이 대표를 겨냥한 언급을 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이 대표는 “그렇게 비판하는 부총리는 얼마나 의지를 가지고 혁신 성장에 기여했는지 묻고 싶다”며 “남 탓 하지 말고 본인이 혁신 성장에 전념했으면 좋겠다”고 쏘아붙였다. 이어 홍 부총리가 가업상속공제 규정을 완화하겠다고 한 것에 대해서는 “기득권의 가업상속을 쉽게 해주는 정책을 추진해 혁신 성장의 의지를 꺾으면서, 의사결정권도 없는 임시조직의 자문역 본부장이 의지가 부족해 혁신성장을 못한 것이라고 남 탓을 하는 부총리를 이해 못하겠다”고도 비판했다.
정부는 민간 혁신성장을 돕기 위해 기재부 산하 혁신성장추진본부라는 임시 조직을 운용하다 이달 초 정식 조직인 혁신성장추진기획단으로 개편했다. 이 대표는 지난해 8월 김동연 전 기재부 장관의 요청으로 혁신성장본부 민간공동본부장을 맡았다가 홍 부총리 취임 이후인 지난해 12월 “기업에서 할 일을 하겠다”며 자리에서 물러났다. 이 대표와 홍 부총리의 기싸움은 올해 2월부터 시작됐는데, 당시 이 대표는 차랑공유 서비스가 성공하지 못하는 이유에 대해 발언한 홍 부총리를 향해 “어느 시대의 부총리인지 잘 모르겠다”며 “공유경제에 대해 이해관계자 대타협이 우선이라고 한 말은 너무나 비상식적”이라며 비판한 바 있다.
곽주현 기자 zoo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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