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년 배우 앤 해서웨이가 한국을 찾았다. 출연 영화 ‘프린세스 다이어리’ 홍보를 위해서였다. 자투리시간 서울 관광에 나섰다. 미국에서 미리 알아 온 이화여대 앞과 동대문시장을 찾았다. 방한이 언론에 소개되지 않을 정도로 무명이던 때라 사람들 시선에서 자유로웠다고 한다. 당시 19세였던 이방인은 고궁 등 유적지 방문보다 쇼핑을 하며 서울의 활기를 더 느껴보고 싶었는지 모른다.
□ 할리우드 배우 브리 라슨 일행이 13일 서울 광장시장을 찾았다고 하여 온라인이 떠들썩했다. 라슨은 최근 영화 ‘캡틴 마블’로 한국에서만 568만 관객을 모았다. 2016년 미국 아카데미영화상 여우주연상을 받으며 빠르게 떠오른 별이다. 라슨은 개봉을 앞둔 ‘어벤져스: 엔드게임’ 홍보를 위해 방한했다. 한국 방문은 이번이 처음이다. 할리우드에서 요즘 가장 각광 받는 배우 중 한 명인 라슨이 김밥 등을 먹는 모습은 눈길을 잡기 충분하다. 라슨 뿐 아니다. 2012년 유명 영화감독 팀 버튼이 광장시장에서 빈대떡을 즐기고 간 사실이 알려진 후 방한 스타들의 필수 코스처럼 돼 가고 있다.
□ 광장시장에 이어 해외 스타들에게 인기 있는 곳은 노량진수산시장이다. 미국 유명 방송인 코난 오브라이언은 2016년 노량진수산시장을 찾아 낙지를 구매하는 장면을 유명 TV쇼 ‘코난’에 소개했다. 해외 스타들은 친근감을 강조하기 위해 광장시장 등을 찾기도 한다. 화제를 모으고 호감도를 높일 수 있어 국내 관계자들이 권유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스타들도 관심을 가지고 있기에 시장 투어가 가능하다. 노량진수산시장을 찾는 해외 스타들은 수족관 안에서 유영하던 어류가 순식간에 횟감이 되는 모습을 신기하게 여긴다고 한다. 호텔 숙박이나 유적지 방문 만으로는 알 수 없는 진짜 한국문화다.
□ 영국 런던의 재래시장 버로우 마켓은 런던에서 가장 오래 된 시장이다. 1276년 문을 열었다. 여러 식재료와 더불어 길거리 음식을 살 수 있다. 시장이 열리면 ‘런던의 맛’을 즐기고 싶은 관광객들로 붐빈다. 체코 프라하의 중심 바츨라프 광장은 노점에서 파는 돼지고기 바비큐로 유명하다. 한국관광공사 자료에 따르면 외국인 관광객은 한국에서 쇼핑과 음식ㆍ미식 탐방을 즐기고 싶어한다. 역사ㆍ문화 유적 방문은 상대적으로 뒷전이다. 진정한 관광자원은 우리가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곳에 있을지 모른다.
라제기 문화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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