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선수 2명 포함 6명 레드카드 ‘눈살’
훈풍을 탄 K리그가 선수들의 그릇된 승부욕에서 나온 비매너 플레이로 얼룩졌다. 공이 아닌 선수를 향한 발길질이 비디오판독(VAR)을 통해 잇따라 발견돼 직접퇴장으로 이어지면서다. 동업자 정신이 실종된 고의성 짙은 플레이에 선수 안전을 우려하는 현장 목소리와 더불어 페어플레이를 보러 온 팬들의 원성도 높다.
13일 K리그에선 외국인 선수 두 명이 심판 눈을 속여 상대 선수에게 발길질을 했다가 경고 없이 퇴장 당했다. 시작은 K리그2 안산 그리너스 외국인선수 빈치씽코(24ㆍ브라질)였다. 빈치씽코는 이날 부천종합운동장에서 열린 부천과 경기에서 후반 44분 공중볼 경합 과정에서 상대 선수 닐손 주니어(30ㆍ브라질)를 발로 걷어찬 장면이 VAR 판정 결과 퇴장으로 이어졌다. 당초 주심의 판정은 경고였지만, 볼 경합장면 외에 허공에서 추가로 상대 몸을 향해 발길질 한 장면이 포착되면서다.
곧이어 창원축구센터에선 특급용병 조던 머치(28ㆍ영국)가 같은 이유로 레드카드를 받았다. K리그1(1부 리그) 상주와 홈경기에서 0-0으로 맞서던 후반 18분 넘어졌다 일어서려던 상주 박용지(27) 가슴 쪽을 스터드(축구화 바닥의 징)로 가격한 위험한 장면이었다. 머치의 장면은 주심이 보지 못지 못해 완전범죄로 끝나는 듯했으나 이 역시 VAR로 덜미 잡혔다. 이날 아산과 부산의 K리그2 경기에선 아산의 김준수(28)와 이한샘(30)도 명백한 득점기회 저지 등을 이유로 퇴장 당했다.
이튿날인 14일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선 국내 선수 두 명이 퇴장을 당했다. 전반 28분 울산 신진호(31)가 양준아(30)를 향해 태클하는 장면에서 스터드로 종아리를 걷어찼다가 경고 없이 퇴장 당했고, 이후 격해진 경기 분위기 속에 한 차례 경고를 받았던 인천 남준재(31)가 울산 박주호(32)의 공을 빼앗으러 태클한 뒤 2차 동작에서 허벅지에 발을 갖다 대 경고 하나를 또 받아 퇴장 당했다. 이날 두 자녀와 경기장을 찾은 주부 이용숙(41)씨는 “아이들에게 페어플레이를 보여주고 싶었는데 퇴장이 많아 아쉬웠다”고 했다. 연맹은 이들에 대한 퇴장 상황을 두고 15일 심판감독관들이 모인 자리에서 추가징계 여부를 결정하겠단 입장이다.
울산은 이날 경기에서 전반 16분 주니오(33ㆍ브라질)가 터뜨린 선제골에 후반 37분과 추가시간 2분 터진 김인성(30)의 추가골을 묶어 인천을 3-0으로 꺾고 선두를 지켰다. 울산은 K리그와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를 포함해 개막 후 11경기 연속 무패도 이어갔다. 페시치(27ㆍ세르비아)가 두 골을 터뜨린 서울은 강원을 2-1로 꺾고 2위를 지켰다. 수원은 난적 대구와 0-0 무승부를 기록하며 4경기 연속 무패행진을 이어갔다.
인천=김형준 기자 mediabo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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