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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3차회담 문 연 김정은-트럼프, 문 대통령 역할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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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3차회담 문 연 김정은-트럼프, 문 대통령 역할 커졌다

입력
2019.04.15 04:40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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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3차 정상회담 용의”, 미 “관계 훌륭”

문재인, 양측 수용할 창의적 안 제시해야

‘국가수반’ 김 위원장, 인민위한 선택하길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2일 최고인민회의 제14기 제1차회의에서 시정연설을 하고 있다. 평양=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2일 최고인민회의 제14기 제1차회의에서 시정연설을 하고 있다. 평양=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2일 최고인민회의 시정연설에서 “미국이 3차 북미 정상회담을 하자고 한다면 한번은 더 해볼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그는 미국식 계산법에 대해서는 강도 높게 비판하면서도 “어쨌든 올해 말까지는 인내심을 갖고 기다려볼 것”이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대해서도 “생각나면 아무때든 안부를 묻는 편지를 주고 받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13일(현지시간) 트위터를 통해 “3차 정상회담이 좋을 것이라는 데 동의한다”며 “김 위원장과의 관계는 아마도 훌륭하다는 용어가 훨씬 더 정확할 것”이라고 호응했다.

김 위원장이 2차 북미 정상회담 결렬에 대한 공식 입장을 처음으로 내놓으며 대화를 말하고 트럼프 대통령도 곧바로 화답한 것은 반가운 일이다. 하노이 노딜 후 위기를 맞았던 협상이 다시 대화 본궤도로 돌아올 가능성이 커졌다. 지난 11일 트럼프 대통령이 문재인 대통령을 만났을 때 3차 북미 정상회담에 대해 “열릴 수 있다”고 밝히며 이러한 계기가 조성된 것도 주목된다. 한미정상회담이 돌파구가 된 셈이다.

문 대통령이 해야 할 일은 많아졌다. 이미 트럼프 대통령은 남북 정상회담을 추진하겠다는 문 대통령의 뜻에 그 결과를 신속하게 알려달라고 요청했다. 김 위원장은 남한을 향해 “오지랖 넓은 ‘중재자’ 행세를 할 게 아니라 민족의 이익을 옹호하는 당사자가 돼야 한다”고 주문했지만 그 만큼 기대가 크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사실 북미의 간극이 너무 커 현실적으로도 중재가 없으면 안 되는 상황이다. 물론 개성공단, 금강산관광 재개에 대한 미국의 거부 등으로 중재의 수단이 여의치는 않기는 하다. 하지만 그렇다고 우리가 손 놓고 있으면 북미의 대결 구도는 더욱 악화될 게 뻔하다. 우선 양국이 하노이의 실패를 반복하지 않게 북미간에 충분한 실무 협의를 하도록 국면을 관리하는 게 중요하다. 더욱 중요한 것은 우리측의 창의적인 중재안 제시다. 북미가 수용할만한 방안을 마련해 한발 짝씩 물러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대북 식량지원 등 인도적 사업으로 분위기를 풀어가는 방안도 적극 추진해야 한다.

김 위원장은 ‘전체 조선인민의 최고대표자이며 공화국의 최고 영도자’가 되며 대외적인 국가 수반 지위까지 넘겨받은 것으로 보인다. 29년 만의 최고지도자 시정연설에서 김 위원장은 인민의 요구와 이익을 실현하는 인민대중제일주의를 강조했다. 북한 인민을 포함한 한민족 모두의 바람은 평화롭고 풍족하게 사는 것이고 이는 북한이 핵을 포기하고 경제를 발전시킬 때 실현 가능하다. 국가 수반이 된 김 위원장이 지금 해야 할 일은 남북정상회담의 수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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