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학규는 최고위원 인선 강행 시사 맞불
4ㆍ3보궐선거 참패 이후 지도부 총사퇴를 주장하고 있는 하태경 최고위원 등 바른미래당 내 바른정당계 인사들이 14일 ‘연판장’ 카드를 꺼내 들었다. 이에 맞서 손학규 대표는 지명직 최고위원 2명 인선에 속도를 내는 분위기다. 당 주도권을 둘러싼 양측의 양보없는 갈등이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
하 최고위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이제는 당을 구하기 위한 실질적 행동에 들어갈 수밖에 없다”며 “우선 다음주부터 지도부 총사퇴를 촉구하는 지역위원장 연판장을 돌리겠다”고 밝혔다. 그는 “과반수를 받는 것을 목표로 하겠다”며 “지역위원장 과반수면 임시 전당대회 소집요건을 넘어 이미 현지도부 불신임을 확인하는 숫자”라고 주장했다.
하 최고위원과 권은희ㆍ이준석 최고위원은 당의 근본적 쇄신을 위한 지도부 동반 사퇴를 촉구하며 지난 8일부터 최고위 회의를 보이콧하고 있다. 하 최고위원은 지난 12일 손 대표와 비공개로 만나 재차 사퇴를 설득했으나, 생각 차이만 재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하 최고위원은 “손 대표가 당을 살릴 구체적 대안과 계획도 없이 오직 자리 보존에만 급급하고 있다”고 힐난했다.
바른정당계 최고위원들이 보이콧 강행 의사를 꺾지 않으면서 손 대표도 3명의 최고위원이 불참하더라도 정족수를 채울 수 있도록 지명직 최고위원을 인선하기로 결심을 굳힌 것으로 전해졌다. 일각에선 손 대표가 바른정당계 5선 중진인 정병국 의원을 혁신위원장으로 추대해 당 개혁을 맡길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그러나 바른정당계는 ‘손 대표의 사퇴’가 무조건 전제돼야 한다는 입장이라, 갈등이 봉합될지는 미지수다.
이서희 기자 sh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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