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킹 공격으로부터 컴퓨터 시스템과 중요 데이터 등을 보호하는 `정보보안` 업체와 빌딩, 공장 등 시설물 경비를 주로 담당 하는 `물리보안` 업체간의 지난해 실적 희비가 크게 엇갈렸다.
정보통신(IT) 산업이 발전하고 관련 시장 규모도 커짐에 따라 정보보안 업체 실적은 크게 개선 됐지만, 주 52시간 근무제 시행 영향으로 물리보안 업체들의 수익성은 뒷걸음질 쳤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대표 정보보안 업체인 SK인포섹, 안랩, 시큐아이 등의 지난해 실적 지표는 전년대비 모두 개선됐다.
SK인포섹의 지난해 매출(2,401억원)과 영업이익(246억원)은 전년 대비 각각 12.9%와 4.7% 늘어났다. 안랩의 지난해 매출은 1,598억원으로 전년 대비 6.4% 증가했으며 영업이익도 177억원으로 6% 증가했다. 이밖에 시큐아이 매출(1,078억원)과 영업이익(81억원)도 같은 기간 각각 28.2%와 14.1% 성장했다.
정보 보안 업계 관계자는 "거의 모든 산업 영역에서 IT 기술이 빠르게 접목되면서 정보 보안 기술 수요도 그만큼 늘고 있다"며 "최근에는 정보 보안 업체들이 데이터 보호뿐 아니라 네트워크 구축 등 사업 영역도 넓히고 있어 실적은 지속적으로 개선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물리 보안 업체들의 수익성 지표는 이와 정반대 양상을 보였다.
물리 보안 업계 1위 에스원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1,991억원으로 전년 대비 1.67% 악화됐다. 지난해 SK텔레콤에 인수된 ADT캡스 영업이익도 959억원으로 전년 대비 30.2% 줄어들었다. KT텔레캅의 영업이익은 28억원으로 전년대비 55% 감소했다.
물리 보안 업체들의 영업이익이 크게 악화된 주요 원인은 주 52시간 근무제도 도입으로 보안시스템과 건물관리 등을 하는 직원들을 더 뽑아야 해 인건비 부담액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실제 에스원 직원수는 2017년 12월 6,147명에서 지난해 말 6,629명으로 1년 만에 7.8%(482명) 증가했다.
양종인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직원 수 증가로 인건비 부담이 늘면서 올해 1분기 에스원 매출액은 47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7% 가량 감소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물리 보안 업체들의 실적 전망이 어둡기만 한 것은 아니다. 향후 점포 등에 무인화, 자동화 시스템이 확대 되면서 얼굴인식 출입 시스템, 무인점포 보안 등 새로운 물리 보안 수요가 새롭게 생겨나고 있어서다.
김한경 이베스트투자 증권연구원은 “무인점포 확산 속도에 비례해 물리 보안 서비스와 기술에 대한 수요도 높아질 것”이라며 “무인화는 향후 무인 주차장 등 편의점 이외 영역으로도 확산될 것으로 보여 물이 보안 업체들이 새로운 수익 모델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민재용 기자 insigh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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