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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영만이 돈 벌고 잃는 것 보면서 주식 배우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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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영만이 돈 벌고 잃는 것 보면서 주식 배우세요”

입력
2019.04.14 15:56
수정
2019.04.14 17:54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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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 웹툰 시즌2 15일부터 연재… 종잣돈 2배 늘려 6000만원으로

지난 1일 서울 강남구 자곡동 작업실에서 허영만(왼쪽) 화백이 주식 시장 상황을 컴퓨터 모니터 화면으로 살피고 있다. 그는 평소에는 휴대폰으로 주식 시장 상황을 실시간으로 체크한다. 홍인기 기자
지난 1일 서울 강남구 자곡동 작업실에서 허영만(왼쪽) 화백이 주식 시장 상황을 컴퓨터 모니터 화면으로 살피고 있다. 그는 평소에는 휴대폰으로 주식 시장 상황을 실시간으로 체크한다. 홍인기 기자

대한민국에서 주식은 ‘애증’의 대상이다. 모두가 대박을 노리고 달려들지만 주변에 주식 해서 돈 벌었다는 사람은 찾아보기 어렵다. 재산 42억원 중 35억원을 주식으로 벌었다는 이미선 헌법재판관 후보자 부부의 주식 성공 스토리는 서민들에게는 딴 세상 얘기다. 우리 사회에서 주식은 부동산 못지 않은 불로소득의 원천으로 여겨진다.

‘식객’, ‘타짜’ 등 유명 만화를 그려온 허영만(72) 화백은 다르다. “주식은 자본주의 사회 의 건강한 투자 방식”이라고 당당하게 주식 옹호론을 펼친다. 그는 15일부터 주식 투자 과정을 그린 웹툰 ‘허영만의 6,000만원’을 주식거래 앱 카카오스탁에서 연재한다.

“세상에 돈 싫어하는 사람 있나요.” 왜 굳이 주식을 만화 소재로 그리는지 묻자 돌아온 답은 간단했다. 허 화백의 주식 사랑은 갑자기 생긴 게 아니다. 젊은 시절엔 아는 게 없어 선뜻 용기를 내지 못했다. 막연히 ‘동경’만 하다 주식 한번 못해보고 죽겠다 싶어 3년 전 주식 관련 책을 사서 뒤늦게 공부하기 시작했다. 그때 읽은 책이 40권에 달한다. 늘그막 인생의 새로운 도전이었다.

본격적으로 실전에 뛰어든 것은 2017년 8월 주식 만화 연재를 시작하면서다. 허 화백이 내로라하는 5명으로 구성된 투자 자문단의 코치를 받아 종잣돈을 굴려 나가는 과정을 기록하는 방식이다. 시장 교란 논란을 막기 위해 실제 투자가 이뤄지고 나서 2주 뒤에 만화를 연재하며 ‘안전장치’를 뒀다.

시즌 1과 달라진 게 있다면 종잣돈 액수가 6,000만원으로 2배 늘었고, 전문가들의 도움 없이 허 화백이 직접 운용하는 계좌도 추가됐다. 시즌 1의 실적은 전체 수익률 31.92%로, 790만원의 수익을 얻었다. 그가 꼽는 주식의 매력은 ‘변화무쌍함’이다. “하루에도 오르락 내리락 변동이 심하잖아요. 그걸 들여다보면서 희로애락을 느끼는 거죠.” 그렇다고 만화에 인생 철학이 담긴 것은 아니다. 차트와 숫자만이 기록된 실용 보고서 느낌이다.

허영만 화백 작업실 한 켠에는 주식 관련 서적이 쌓여 있다. 그는 ‘주식=지식’이라고 강조했다. 홍인기 기자
허영만 화백 작업실 한 켠에는 주식 관련 서적이 쌓여 있다. 그는 ‘주식=지식’이라고 강조했다. 홍인기 기자

우리나라 최고의 주식 고수들에게 터득한 비법은 무엇일까. 잔뜩 기대했지만 “주식에는 정답은 없다”는 말이 돌아왔다. “워런 버핏의 말도 한국에선 맞지 않아요. 미국이야 시장 상황이 안정돼 있어서 가치 투자가 가능하지만 우리 시장에 당장 접목하기엔 애매한 측면이 있죠.” 다만 원칙으로 △공부를 게을리 하지 마라 △좋은 종목 1,2개에 선택과 집중을 하라 △일단 투자했으면 묻어두고 지켜볼 것을 제시했다. 너무 뻔한 얘기들이지만 주식 투자에도 상당한 연구와 노력, 인내가 필요하다는 말로 들렸다.

그는 주식은 투기가 아닌 투자라고 거듭 강조했다. “주식 투자를 한다는 것은 좋은 기업을 키우는 경제 주체가 되는 일이거든요. 부정적으로만 보지 말고 ‘돈에 대한 공부’라고 생각했으면 좋겠어요. 주식 초보 허영만이 돈 잃고, 돈 버는 거 보면서 이 마약 같은 주식을 같이 배워나갔으면 합니다.” 고희가 넘은 나이, 주식으로 새로운 삶의 열정을 찾았다는 그는 올해 실시간으로 텃밭 가꾸기 과정을 중계하는 만화에도 도전해볼 참이다.

강윤주 기자 kka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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