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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전통을 계승하며 ‘여유’를 담아낸 지프 랭글러 루비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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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전통을 계승하며 ‘여유’를 담아낸 지프 랭글러 루비콘

입력
2019.04.14 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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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프 랭글러는 더욱 발전한 존재가 되었다.
지프 랭글러는 더욱 발전한 존재가 되었다.

지난해 여름, 지프가 신형 랭글러를 국내 시장에 소개하며 ‘지프 랭글러’의 새로운 시대를 시작했다.

새로운 지프 랭글러는 더욱 더 트렌디한 감성을 담아낸 개발 기조에 맞춰 한층 부드러운 감성이 느껴지는 새로운 디자인과 시대의 요구에 따라 개발된 다운사이징 터보, 그리고 지난 시간 동안 지프가 선보이고, 또 더욱 개발해 온 다양한 오프로드 주행 성능을 품으며 지금껏 과시해온 ‘지프 랭글러’의 가치를 끌어 올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데뷔 이후 제법 시간이 흐른 2019년 3월, 다시 한번 지프 랭글러에 올랐다.

국내에 데뷔한 새로운 지프 랭글러는 4도어 사양인 만큼 제법 큰 체격을 갖춘 존재다.

실제 지프 랭글러는 4,485mm에 이르는 긴 전장과 1,895mm의 전폭 그리고 어지간한 성인 남성보다도 큰 1,850mm에 이르는 높은 전고를 갖췄다. 참고로 휠베이스 또한 3,010mm에 이르며 대담하면서고 당당한 오프로더의 존재감을 명확히 드러낸다. 차량의 공차 중량은 큼직한 체격, 그리고 4WD 시스템이 더해져 2,120kg에 이른다.

과거와 함께 미래를 담다

JK 데뷔 이후 11년 만에 완전한 풀 체인지 모델인 만큼 대대적인 변화가 담겼을 수도 있다.

하지만 새롭게 등장한 랭글러는 전통적인 랭글러 고유의 이미지를 그대로 유지하면서도, 소소한 변화를 더하는 방식으로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내는 게 전부였다. 하지만 이런 선택은 나쁜 선택은 아닐 것이다. 지난 시간 동안 쌓아온 랭글러의 가치를 이어가기엔 충분한 선택이기 때문이다.

먼저 전면 디자인을 보면 랭글러 고유의 디자인이 중심을 잡는다.

실제 지프 고유의 세븐 슬롯 그릴은 그대로 유지하고 원형의 헤드라이트가 더해진 ‘전통적 랭글러’의 모습이다. 다만 헤드러이트가 세븐 슬롯에 가까이 자리하며 초대 지프, ‘CJ’의 감성을 선보인다. 이와 함께 프론트 펜더에는 추가적인 라이트를 더해 명료함은 물론 독특한 시각적 매력을 과시한다.

전면은 클래식한 감성과 최신의 존재가 조화를 이룬다면 측면의 모습은 말 그대로 전통적인 랭글러의 이미지를 그대로 선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투박하지만 한층 깔끔하게 다듬어진 차체를 갖췄으며 지금까지의 랭글러들이 그랬던 것처럼 외부 패널의 분리형 구조를 그대로 유지하면서도 사용성을 개량에 탈부착을 더욱 용이하게 만들었다. 이와 함께 네 바퀴의 매력적인 휠 또한 시각적인 매력을 선사한다.

후면 디자인의 변화는 시각을 끌기 충분하다. 랭글러 고유의 박시한 디자인과 직선 중심의 실루엣은 그대로 유지하고 있으며 새롭게 개발된 독특한 디자인의 리어 콤비네이션 램프, 그리고 오프로더의 감성을 강조하는 풀사이즈의 휠, 타이어를 트렁크 게이트에 적용해 랭글러의 강인한 정체성을 명확히 드러낸다.

공간의 가치를 더한 지프 랭글러

새로운 랭글러의 실내 공간은 기존의 지프 랭글러가 보유하고 있던 실내 공간을 한층 가치롭게 다듬은 모습이다. 기존보다 훨씬 개선된, 그리고 사용성을 대대적으로 개선한 버튼 및 다이얼 등을 곳곳에 적용했다. 게다가 실내 곳곳에 붉은색 스티치가 더해지며 실내 공간에 대한 가치와 만족감을 대대적으로 끌어 올린다.

이와 함께 수직으로 세운 대시보드와 센터페시아 상단의 디스플레이 패널, 그리고 디지털 디스플레이로 구성된 계기판을 비롯해 더욱 개선된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그리고 각 부분에서 느낄 수 있는 소재의 개선까지 조화를 이루며 ‘발전’을 체감할 수 있었다. 그러면서도 지프 고유의 감성이 드러나는 아날로그 타입의 드라이빙 모드 셀렉터 또한 이목을 끈다.

지프 랭글러의 센터페시아는 무척이나 만족스러운 모습이다.

센터페시아 중앙에 자리한 디스플레이 패널은 뛰어난 해상도를 앞세워 다양한 기능을 손쉽게 다룰 수 있으며, 기능 중 상당한 부분이 한글화가 더해지며 더욱 높은 만족감을 선사한다. 여전히 아쉬운 한글화, 또 기능의 제약이 있지만 이전보다 시각적인 그래픽, 컨트롤 패널의 구성 등이 한층 매력적으로 느껴진다.

실내 공간은 투박하지만 기능적이다. 넉넉한 전폭과 전고를 갖추고 있는 만큼 1열 공간의 레그룸과 헤드룸은 모두 만족스럽다. 시트의 느낌도 스티치를 더하며 그 가치를 더했지만 쿠션감이나 조작감은 다소 아쉽게 느껴지는 게 사실이다. 다만 드라이빙 포지션이 여전히 높다는 점과, 스티어링 휠의 텔레스코픽 등이 부재한 점 또한 아쉬운 부분이다.

2열 공간은 이전보다 한층 개선되었다. 시트 형태 및 쿠션감 등에 있어서는 아쉬운 부분이 있지만 차량의 기본적인 형태에 있어 그 만족감은 준수한 편이다. 기본적으로 헤드룸이나 레그룸이 여유로운 편이며, 단조롭게 연출되었지만 제법 다양한 기능이 곳곳에 적용되어 실질적인 사용자가 느끼는 그 만족감은 더욱 높아진다.

지프 랭글러의 적재 공간은 역시 매력적이다. 큼직한 차량, 그리고 직선으로 구성된 구조로 연출된 898L의 공간은 그 우수한 만족감을 제시한다. 트렁크 공간의 깊이는 물론이고 너비, 높이 등 모든 부분에서의 만족감이 뛰어나다. 여기에 2열 시트까지 폴딩을 한다면 2,050L까지 늘어나 상황에 따라 수일에 이르는 캠핑 또한 순조롭게 대응할 수 있다.

다운사이징 터보를 품다

지프 랭글러의 보닛 아래에는 기존의 V6 3.6L 펜타스타 엔진을 대체하는 새로운 다운사이징 터보 엔진이 자리한다. 최고 출력 272마력과 40.8kg.m의 토크를 내는 2.0L 터보 엔진을 탑재하고 여기에 8단 자동 변속기를 조합했다.

그리고 여기에 지프가 자랑하는 강력한 4WD 시스템이 더해져 네 바퀴로 출력을 효과적으로 배분한다. 그리고 이 결과 리터 당 8.2km의 복합 공인 연비를 갖췄고, 도심과 고속 연비는 각각 7.7km/L와 8.8km/L를 달성했다.

더욱 세련된 존재감을 과시하는 지프의 오프로더

지프 랭글러 루비콘과의 본격적인 주행을 시작하기 위해 시트에 몸을 맡기고, 드라이빙 포지션 등을 조율했다.

이전보다 조금 더 낮은 시트 포지션을 기대했지만, 여전히 트럭에 올라 있는 듯한 느낌이 들었고 또 스티어링 휠의 ‘텔레스코픽’ 기능이 여전히 부재했지만 시각적으로 드러난 실내 공간의 마감은 물론이고 주행 시야 등은 이전보다 한층 개선되어 더욱 만족할 수 있었다.

엔진 스타트 버튼을 누르면 깔끔하게 시동이 걸리고, 제법 정숙한 엔진의 존재감이 드러난다. 이와 함께 차량에 대한 정보가 계기판에 적용된 디스플레이 패널이 화려하게 작동하며 다양한 주행 정보 및 차량 상태를 명료하게 전달하는 모습이었다.

엑셀러레이터 페달을 밟으면 제법 경쾌하고 힘찬 가속력이 느껴진다.

2.0L 터보 엔진은 제법 만족스러운 가속력을 선보였다. 개인적으로는 과거의 랭글러들이 뽐냈던 ‘V6 펜타스타’ 엔진이 선보였던 것과는 확실히 다른 모습이고, 또 다른 감성을 선보였다. 실제 지프 랭글러는 대다수의 주행 상황에서 충분히 가치 있는 엔진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일반적인 상황에서 차량이 선보일 일상적인 가속은 물론이고 정속, 고속 주행에서의 출력에 대한 아쉬움은 크게 느껴지지 않았다. 다만 아쉬운 부분은 있었다. 과감한 가속 시에는 어딘가 터보 랙이 느껴지는 것 같고, 또 사운드의 ‘감성’에서도 확실히 아쉬웠다.

하지만 또 다운사이징의 흐름이 합리적인 선택이라 한다면 충분히 납득할 수 있는 결과일 것이다.

8단 자동 변속기는 크게 거슬리거나 주행의 마이너스 요인은 아니다. 기본적으로 제법 부드러운 변속감은 제시하고, 대다수의 주행 상황에서 상황에 최적화된 모습을 선보인다. 주행 모드 및 구동 모드에 따른 변속기의 반응 또한 전반적으로 만족스럽다. 게다가 기어 시프트 레버 및 기어 레버 등의 조작감은 상당히 만족스러운 편이다.

참고로 지프 랭글러는 차량 경량화를 위해 보닛, 펜더, 도어 등에 알루미늄을 대거 적용하며 또한 차량의 경량화를 위해 도어, 도어 힌지, 후드, 펜더, 윈드 실드 프레임 등에 경량 고강도 알루미늄이 적용했다.

차량의 움직임은 무척이나 세련된 느낌이다. 랭글러는 그 체격 자체가 상당히 큰 편이지만 일상적인 온로드에서 느껴지는 만족감이 상당하다. 실제 앞서 말한 일부의 ‘터보-랙’과 다소 높은 포지션 등을 제외한다면 일상에서 함께하기 좋은 존재감을 드러낸다.

실제 시승 동안 포장 도로 위를 달리는 랭글러는 여전히 투박한 존재였지만, 과거의 랭글러 등과비교를 한다면 더욱 주행 질감은 물론, 준수한 정숙성까지 더하며 올 뉴 랭글러의 주행 감성에 대한 매력을 더했다.

그리고 이러한 노력은 실질적인 성과를 이뤄낸다.

실제 지프 랭글러는 노면의 차이가 차체와 시트를 통해 명확히 느껴지는 건 사실이지만 상하, 좌우로 흔들거리는 차량 안에 있음에도 불편하지 않다는 생각이 들어 더욱 인상적이었다. 게다가 이전의 랭글러의 거친 마감보다 훨씬 깔끔하고 완성도 높은 느낌이 확실히 느껴지니 ‘더욱 발전된 존재’라는 느낌이 들었다.

강력한 오프로더의 지속성

지프 랭글러의 가장 큰 강점은 역시 오프로드 주행에 있다.

견고한 차체, 한층 발전된 파워트레인, 그리고 지프의 풍부한 기술 등이 더해지며 어떤 지형에서도 능숙하고 과감한 돌파 능력을 확인할 수 있었다. 또한 노면 변화에서 일어나는 충격은 모두 능숙하게 제어하고, 그로 인한 충격도 매끄럽게 다듬으니 분명한 발전을 확인할 수 있었다.

좋은점: 더욱 세련된 랭글러의 정체성, 그리고 편안해진 드라이빙

아쉬운점: V6 엔진의 부재, 그리고 여전히 투박한 요소들

랭글러의 새로운 시대를 열다

아마도 모든 자동차 제조사들이 내연기관을 포기하고, 또 철저하게 온로드 성향을 담아낸다고 하더라도 지프는 여전히 내연기관을 택하고, 또 랭글러라는 걸출한 오프로더를 선보일 것이라는 믿음이 있다.

그리고 이번의 랭글러는 ‘그런 과정’을 거치고 있는 랭글러가 어느 정도의 성과를 선보일 수 있는지 확인할 수 있는 훌륭한 척도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랭글러는 과거에도, 현재도, 그리고 미래에도 매력적일 것이다.

한국일보 모클팀 – 김학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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