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소셜미디어 페이스북의 설립자 겸 최고경영자(CEO) 마크 저커버그의 공식 연봉은 ‘1달러’. 하지만 회사가 지난해 그의 경호비로 쓴 돈은 무려 2,000만 달러(227억 4,000만원)에 달한다. 2년 전과 비교하면 4배나 늘어난 액수인데, 페이스북은 최근 자사가 각종 스캔들과 의혹에 연루되면서 저커버그에 대한 신변 위협이 늘어난 탓이라고 설명했다.
미국 CNN 방송 등은 12일(현지시간) 페이스북이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보고서를 통해 이 같은 사실을 공개했다고 전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저커버그에게 돌아간 총 보상액수는 2,260만 달러로 그 전년도의 910만 달러에서 2배 이상 늘었다. 그러나 미 경제전문 매체 CNBC는 증가한 금액 대부분이 결국 ‘경호 비용’에 쓰였다고 설명했다.
CNBC에 따르면 지난해 저커버그는 기존의 기본 경호비 1,000만 달러에 더해, 본인과 가족에 대한 경호 비용으로 1,000만 달러 자금을 추가로 할당받았다. 그의 경호비로 2017년과 2016년 각각 760만 달러, 510만 달러가 사용된 것에 비교하면 2년 만에 액수가 4배 가까이 급증한 것이다. 이 밖에 저커버그의 전용 비행기 사용을 위해서도 260만 달러가 소요됐는데 회사 측은 전용기 사용도 '경호 프로그램의 일부'라고 설명했다.
저커버그의 경호 비용이 많이 늘어난 이유는 최근 페이스북이 러시아의 미국 대선 개입, 영국 데이터 분석회사 케임브리지 애널리티카(CA) 개인정보 유용 등에 연루됐다는 의혹을 받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페이스북은 2016년 미국 대선 당시 러시아의 대선 개입 활동이 주로 페이스북을 중심으로 이뤄졌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대중의 공분을 사고 있다. 유럽 등 다른 나라에서도 페이스북이 선거 개입의 통로로 악용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와 의심을 계속 제기하고 있다. 또한 CA가 페이스북 이용자 수천만 명의 개인정보를 도널드 트럼프 당시 공화당 대선후보 캠프에 전달한 사건하면서 여론의 뭇매를 맞기도 했다.
이와 관련 페이스북은 “저커버그가 곧 ‘페이스북’을 상징하기 때문에, 자사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이 곧바로 그에게로 향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라면서 “최근 그를 겨냥한 위협이 늘고 있고, 페이스북에 대한 세간의 주목 역시 높아지고 있다”며 경호비를 늘릴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최나실 기자 verit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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