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으로 화려했다.
아방가르드 레인지로버라는 슬로건을 앞세우며 프리미엄 SUV 시장에 깃발을 세운 랜드로버 레인지보러 벨라(이하 벨라)는 기존의 레인지로버 대비 작은 차체 속에서 기존의 랜드로버 고유의 우아한 기품과 가치, 그리고 우수한 주행 성능 등을 뽐내며 모든 이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체급을 떠나 레인지로버로 명명된 디비전이 담고 있는 특유의 고급스러운 감성을 강조해 출시와 함께 많은 이들의 이목을 끌며 평단과 소비자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고 있는 벨라를 2019년 1월의 어느 날 다시 한 번 만나게 되었다.
과연 아방가르드 레인지로버 벨라는 어떤 가치와 매력을 선사할까?
재회에 나선 벨라는 화려했다
공식 명칭으로만 봐도 그 존재감이 상당했다. 실제 시승 차량은 랜드로버 레인지로버 벨라 D300 R다이내믹 HSE’인데 그 이름을 외우는 것조차도 부담스러운 수준이다.
어쨌든 벨라는 4,803mm의 전장과 2,032mm의 여유로운 전폭을 과시한다. 이어서 1,665mm의 전고와 2,874mm의 휠베이스를 통해 기존의 레인지로버보단 작아졌지만 충분히 크고 넉넉한 존재가 되었다. 참고로 공차중량은 2.2톤에 육박한다.
랜드로버, 아방가르드를 선사하다
벨라는 말 그대로 우아하고 고급스럽다. 제법 멋스럽고 넉넉한 체격 아래 더욱 미래적인 감성과 세련된 스타일을 더해 현재를 살아가는 랜드로버의 감성과 기존의 이보크 및 레인지로버 등과의 확실한 차이를 선보이며 벨라 고유의 아방가르드한 감성을 과시한다.
레인지로버 고유의 아이덴티티가 그대로 드러나는 전면 디자인과 완성도 높은 전면 디자인은 우아함을 그 어떤 차량보다 명확하고, 직설적으로 전달한다. 특히 지나칠 정도로 과도하게 선을 활용하는 여느 디자인들과 달리, 보다 단조롭고 깔끔하게 다듬은 외형으로 더욱 고급스러운 감성을 선사한다.
이러한 변화 덕에 현재의 벨라는 과거의 레인지로버들과 비교를 한다면 확실히 세련되고 간결해진 것 또한 느낄 수 있다. 다만 일부의 소비자들은 클래식한 레인지로버들이 과시하는 각과 직선이 살아 있는 디자인을 원하는 것도 지금의 랜드로버가 감수하고 또 설득해야 할 것이다.
전장이 다소 짧은 편이라 벨라의 측면은 지금까지 등장했던 레인지로버, 아니 랜드로버 중 가장 이상적이고 세련된 모습이라 할 수 있다. 다부진 느낌의 휠과 프론트 엔드부터 도어, 그리고 리어 엔드까지 이어지는 라인이 균형감을 더한다. 이와 함께 깔끔하게 다듬어진 알로이 휠 또한 만족스럽다.
우아함은 후면에서도 고스란히 이어진다. 랜드로버 특유의 일체된 듯한 바디킷과 여기에 호흡을 맞추는 라이팅의 조화가 돋보인다. 특히 얇게 성형된 리어 콤비네이션 램프와 세련된 감성과 스포티한 느낌을 살린 듀얼 머플러 팁 또한 만족스러운 외형을 자랑한다. 끝으로 전면부터 후면까지 이어지는 디자인의 흐름이 거침없이 이어지는 것 또한 호평의 대상이 될 것이다.
우아함은 계속 이어진다
벨라의 실내 공간은 ‘레인지로버 라인업’에 걸맞은 고급감이 돋보인다. 그리고 단순히 고급스러운 느낌을 제시하는 것 외에도 랜드로버가 프리미엄 브랜드로 내세우고자 한 ‘기술적 진보’ 또한 함께 선보이는 매력을 과시한다.
랜드로버 고유의 정갈하고 우아한 실내 레이아웃을 그대로 이어가며 깔끔하면서도 우아한 자태를 선사한다. 고급스러운 가죽을 활용해 좌우대칭, 그리고 균형 잡혀 있는 대시보드와 랜드로버 특유의 감성이 돋보이는 스티어링 휠, 원형의 기어 다이얼 등이 자리한다.
우수한 해상도와 뛰어난 그래픽을 자랑하는 디스플레이로 구성된 계기판과 효과적인 조작 인터페이스를 갖춘 스티어링 휠 좌우 컨트롤 패널 등이 더해져 그 만족감을 더욱 높인다.
센터페시아 중앙에는 터치 프로 듀오 인터페이스가 자리한다.
이에 우수한 해상도를 자랑하는 두 개의 디스플레이 패널을 활용해 차량의 다양한 기능 등을 효과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대시보드 상단에는 전통적인 와이드 디스플레이를, 중단에는 센터페시아의 버튼 및 다이얼들과 호흡을 맞추는 디스플레이가 배치되었다.
상단의 디스플레이는 특이점은 없지만 하단의 디스플레이는 마치 태블릿 PC를 다루는 듯한 직관적인 인터페이스로 다양한 기능 및 설정할 수 있어 만족감이 상당하며 이를 통해 다양한 기능 등을 손쉽고, 다양하게 즉각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해 그 기능 및 사용성에서의 매력을 과시한다.
전장이 5m에 이르는 풀사이즈 SUV는 아니지만 기본적인 체격이 좋기 때문에 공간의 여유는 충분하다. 1열과 2열을 가리지 않고 체격이 큰 기자 입장에서 헤드룸이나 레그룸이 모두 여유롭고, 운전석을 비롯해 모든 시트에서의 주변 시야도 기대 이상으로 여유로웠다.
특히 2열 시트 역시 입체적인 시트 구성과 고급스러운 소재의 아이템들을 곳곳에 적용하며 그 만족감을 더욱 높였다. 그러나 아쉬운 점이 있다면 2열 시트의 쿠션감이 다소 견고한 편이라 조금 더 풍성하고 푹신한 감각이 더해졌으면 하는 바람이 생겼다.
적재 공간은 강점 중 하나다. 기본적으로 673L의 적재 공간을 제시해 체급 고려 시 만족감이 높은 편이다. 여기에 40:20:40으로 분할 폴딩을 지원하는 2열 시트를 모두 접을 때에는 최대 1,731L의 적재 공간을 확보할 수 있어 아웃도어 라이프 등과 같은 다양한 레저 활동에서도 탁월한 활용성을 자랑한다.
300마력을 선사하는 V6 디젤 엔진
벨라의 보닛 아래에는 최고 출력 300마력을 내는 V6 3.0L 디젤 엔진이 자리한다.
이 엔진은 단순히 300마력을 내는 것 외에도 최대 71.4kg.m의 두터운 토크로 어떤 주행 환경에서도 강인하고 폭발적인 주행을 가능하게 만들었다. 여기에 8단 변속기 및 랜드로버의 AWD 시스템을 조화를 이룬다.
이를 통해 벨라는 정지 상태에서 단 6.5초 만에 시속 100km까지 가속이 가능하며 최고 속도는 241km/h에서 제한된다. 참고로 공인 연비는 12.8km/L(도심 10.9km/L 고속 16.2km/L)로 출력 및 무게 대비 우수한 편이다.
기품 있고, 당당히 달리다
본격적인 주행에 앞서 시트에 앉아 주변을 둘러 보았다. 생각보다 낮은 루프 라인으로 인해 윈드쉴드나 측후면의 시야가 다소 좁을 것 같았으나 막상 시트에 앉아 둘러보니 넓은 전방 공간이 이목을 끌었다. 여기에 화려한 디스플레이가 더해지며 고급스러운 SUV에 방점을 찍는다.
시동을 걸면 무척 정숙한 반응이 돋보인다. 프리미엄 브랜ㄷ‘역시 레인지로버’라고 말할 수 있을 만큼의 만족감을 얻는다. 기어를 돌려 본격적인 주행을 시작하면 엑셀레이터 페달 조작에 따라 부드럽게 RPM을 끌어 올리며 2톤을 웃도는 육중한 차체가 움직인다.
랜드로버의 엔지니어들은 300마력, 71.4kg.m의 토크를 무척이나 부드럽고 매끄럽게 다듬었다. 맹렬하게 달려나가는 듯 해도 벨라의 움직임은 그 어떤 플래그십 세단 등과 비교를 하더라도 무척 부드럽고 매끄러운 수준이다.
물론 엑셀레이터 페달을 깊게 밟으면 그 거칠고 묵직한 무게감이 느껴지긴 하지만 부담되거나 다루기 어렵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
이와 함께 프리미엄 SUV이라는 컨셉에 맞춰 안락함 또한 대대적으로 개선했다. 덕분에 속도를 빠르게 끌어 올림에도 불구하고 운전자 및 탑승자에게는 아무런 부담이 되지 않고, 언제든 원하는 영역까지 가속할 수 있는 여유도 계속 이어진다.
강인한 엔진과 호흡을 맞추는 변속기는 군더더기 없을 만큼 매끄러운 변속감과 부드러움을 기반으로 만족스러운 드라이빙의 조연을 자처한다. 이는 드라이빙 모드를 다이내믹으로 바꾸더라도 큰 감각의 변화가 없이 이어지는 대목이다. 물론 다단화된 변속기인 만큼 조금만 능숙히 다룬다면 비교적 높은 효율성을 기대할 수 있을 듯 하다.
차량의 거동은 에코 모드 시의 스티어링 휠의 무게감이 지나치게 가볍다는 것을 제외한다면 정말 높은 만족감을 선사한다. 이와 함께 R다이내믹의 특권이라 할 수 있는 에어 서스펜션 시스템을 존재감을 드러내며 주행의 완성도를 높인다.
실제 차량의 움직임에 있어서는 동급으로 제작된 재규어 F-페이스보다는 상하의 움직임이 크게 설정되어 있지만 이를 통해 보다 편안한 감성을 선사하고, 이런 상하의 움직임에도 우수한 주행 성능을 제공해 높은 신뢰도를 이끌어낸다.
참고로 우아한 자태를 갖췄지만 벨라는 충분히 오프로더로서의 경쟁력과 자질을 갖췄다.
실제 바퀴가 미끄러지는 노면을 만날 때에 네 바퀴의 미끄러짐을 파악하고 엔진의 출력을 낮추기 보다는 엔진의 출력을 그대로 두되, 네 바퀴에서의 배분을 조율하는 방법을 택하며 능숙하게 움직이며 랜드로버 고유의 자신감을 느끼게 했다.
좋은점: 완성도 높은 프리미엄 SUV의 존재감, 우수한 파워트레인의 매치업
아쉬운점: AS에 대한 부담감
우아함으로 시작해 우아함으로 끝나는 존재
글을 쓰는 입장에서 아방가르드하다라는 표현을 정말 싫어하고, 되도록 쓰지 않으려고 한다. 영어권의 작가들에게 '푸르스름하다'라는 걸 설명하는 것과 같은 수준으로, 이해하기 어려운 표현이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벨라에게는 이러한 단어를 자신감 있게 부여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렇게 벨라는 시작부터 헤어짐의 순간까지 그토록 도도하고 우아했다.
한국일보 모클팀 - 김학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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