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보건당국의 ‘개 물림 사고’ 예방ㆍ대응법
사람이 개에 물리는 사고는 꽤 자주 발생한다. 지난 2월 소방청이 발표한 통계에 따르면 2016~2018년 개에 물려 병원으로 이송된 환자는 6,883명이었다. 하루 평균 6명 꼴로 개에 물리는 셈이다. 자신이 키우는 개뿐만 아니라 산책 중 다른 주인의 개에게 물리는 사고도 적지 않았다. 이렇게 사고가 잦아진 이유는 개와 사람의 접촉 자체가 증가했기 때문이다. 2017년 국내 거주자 10명 중 3명은 반려동물을 양육하며, 이 중 약 80%은 개를 기른다는 통계도 발표됐다. 전통시대 가축이던 개가 반려동물로 변해 사람과 동거하는 시대가 된 셈이다. 그렇다면 안전한 동거를 위해 ‘개 물림 사고’를 예방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우리 보다 개와의 동거 수준이 높은 미국에서도 개 물림 사고는 보건당국의 핵심 이슈 중 하나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13일 홈페이지를 통해 ‘개 물림 사고 방지법’을 일반 시민들에게 알려줄 정도이다. CDC에 따르면 사고 예방을 위한 제 1원칙은 ‘신중을 기할 것’이다. 개가 하나의 예민한 생명체라는 걸 인지하라는 것이다. CDC는 개를 쓰다듬기 전, 주인에게 반드시 허락을 구할 것을 당부했다. 주인은 개의 상태가 어떤지 잘 알고 있을 뿐만 아니라, 긴급한 일이 발생했을 시 개를 통제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개를 쓰다듬기 전 무작정 손부터 내미는 것도 위험하다. 개가 낯선 이의 냄새를 맡으며 경계를 풀 수 있도록 기다려야 한다. 개가 수면 중이거나 무언가를 먹고 있거나 새끼를 돌보고 있을 때 방해해선 안 된다. 특히, 어린 아이를 개와 단둘이 두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아이가 개를 무심코 자극할 수 있을뿐더러, 체구가 작아 개의 공격 대상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낯선 개가 가까이 다가오지만 접촉하고 싶지 않을 때 무작정 도망쳐서는 안 된다. 겁에 질려 허둥지둥해서도, 커다란 소리를 내서도 안 된다. CDC는 대신 “’나무처럼 가만히’ 서 있을 것”을 권고한다. 또 낮고 단호한 목소리로 “싫어” 혹은 “집에 가”라고 외쳐야 한다. 개와 눈을 정면으로 바라봐서도 안 된다. 개가 위협으로 받아들일 수 있기 때문이다. 대신 몸을 측면으로 비스듬히 틀거나 아예 뒤돌아 서있는 게 좋다.
개가 갑자기 달려들어 넘어뜨렸다면 몸을 둥글게 웅크려 고개를 숙인 뒤, 손으로 귀와 목을 감싸 신체의 약하고 중요한 부위를 우선적으로 보호해야 한다. 지갑, 가방, 자켓 같은 물건을 개와 본인 사이에 두어 일정한 거리를 유지하는 것도 필요하다.
개에게 물려 상처를 입었을 땐 곧바로 비눗물로 씻어낸 뒤 항생제 연고를 발라야 한다. 상처가 깊을 경우에는 의료기관에서 치료받는 게 필수적이다. 광견병, 파상풍과 같이 인체에 치명적인 질병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CDC는 “상처를 통해 페스트균, 항생제 내성 세균 등 위험한 균에 감염될 수 있다”며 각별한 주의를 당부했다.
홍윤지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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