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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정상 단독회담은 ‘단 2분’

입력
2019.04.12 17:56
수정
2019.04.12 19:17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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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확대 회담 포함땐 116분 회담… 한국당 “양과 질 모두 부실한 회담” 

문재인 대통령이 11일(현지시간) 백악관 오벌오피스에서 열린 한미 정상 단독회담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환담하고 있다. 청와대 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이 11일(현지시간) 백악관 오벌오피스에서 열린 한미 정상 단독회담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환담하고 있다. 청와대 사진기자단

11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백악관에서 열린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간 정상회담의 최대 관심은 과연 두 사람이 단독회담에서 얼마나 허심탄회한 이야기를 나눌지에 쏠렸다. 하지만 언론의 관심이 집중되면서 질의응답에 시간이 할애돼 정작 단독회담은 2분에 그쳤다.

낮 12시 10분 백악관에서 만난 두 정상은 당초 문 대통령의 방명록 서명식 이후 오벌오피스(집무실)에서 15분간 단독회담을 진행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실제로는 낮 12시 18분부터 29분간 진행됐다.

문제는 29분 가운데 양 정상의 모두발언, 취재진 질문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답변 등에 시간이 대부분 소요돼 실제 배석자가 없는 단독회담은 단 2분밖에 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앞서 양 정상이 1차 북미 정상회담을 한 달 앞두고 지난해 5월 워싱턴에서 가진 4차 한미 정상회담에선 21분가량 단독회담이 진행했다.

단독회담에 이어 양국 핵심 참모가 참석한 소규모 회담과 확대 회담은 각각 28분, 59분씩 87분간 진행됐다. 결과적으로 두 정상은 단독회담을 포함해 이날 총 116분간 회담하며 한미 동맹ㆍ무역, 북미 대화 재개 등을 주제로 의견을 나눴다. 청와대 측은 단독회담 이후 열린 소규모 회담에서 사실상 중요한 이야기를 많이 나눴다고 설명했다.

이례적인 장면은 몇 군데에서 더 연출됐다. 오벌오피스에서 열린 단독회담 자리에 양 정상의 부인이 배석한 것이다. 역대 한국 정상 중 부부가 오벌오피스에 초대 받은 건 처음이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의 제안에 따른 것으로, 문 대통령 부부에 대한 예우라는 게 청와대 설명이다. 부인들의 동석으로 단독회담이 ‘협상’보다 ‘친교’에 방점이 찍힌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자, 청와대는 부인들이 단독회담 시작 후 기념사진을 함께 찍고 빠진 뒤 따로 단독오찬을 진행할 것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실제로 단독회담 이후 김 여사와 멜라니아 여사는 오벌오피스에서 퇴장해 그린룸에서 단독오찬을 가졌는데 한미 정상 부인의 단독오찬은 30년 만이다.

문 대통령은 정상회담에 앞서 오전 9시부터 50분간 숙소인 영빈관(블레어하우스)에서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 존 볼턴 백안관 국가안보보좌관을 만났다. 그런데 당초 청와대가 밝힌 미 관계자 외에 새로운 인물들 면면이 포착됐다. 해리 해리스 주한 미국 대사, 스티브 비건 국무부 특별대표, 매슈 포틴저 국가안보회의(NSC) 아시아 담당 선임보좌관, 앨리슨 후커 NSC 한반도 보좌관 등 미 안보 참모 4명이었다. 문 대통령이 미국 내 강경ㆍ협상파를 포괄한 대북라인 주요 인사들을 한꺼번에 접견한 셈이다. 미 행정부 고위 인사를 모두 만나 폭넓게 의견을 청취하고 문 대통령의 구상을 전달하고자 했다는 게 청와대 설명이다. 이날 한미 정상은 회담 후 공동성명이나 공동 언론 발표를 하는 대신 양국의 입장을 담은 개별 언론 발표를 했다.

청와대는 이번 회담을 통해 한미 공조를 견고히 하고 비핵화 대화 재개의 모멘텀을 살린 계기가 됐다고 자평하고 있다. 하지만 자유한국당은 이번 회담이 양과 질 모두에서 ‘부실한 회담’이었다고 평가 절하했다. 황교안 대표는 입장문을 통해 “단독회담 시간이 거의 없다시피 했고 공동성명이나 기자회견조차 없었으며 양국의 발표 내용도 여러모로 걱정스러운 부분이 많이 드러났다”고 지적했다.

워싱턴=이동현 기자 nani@hankookilbo.com

김현빈 기자 hb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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