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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소기업이 미래다]세계 최초 ‘웨어러블 360도 카메라’ 개발한 한국 스타트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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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소기업이 미래다]세계 최초 ‘웨어러블 360도 카메라’ 개발한 한국 스타트업

입력
2019.04.22 04:40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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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국 링크플로우 대표 인터뷰

김용국 링크플로우 대표가 12일 서울 강남구 링크플로우 사무실에서 목에 거는 웨어러블 360도 카메라를 들고 제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그는 "목에 두르면 달려 있는 카메라가 주변을 360도로 촬영하고, 다른 사람들에게 실시간 스트리밍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링크플로우 제공
김용국 링크플로우 대표가 12일 서울 강남구 링크플로우 사무실에서 목에 거는 웨어러블 360도 카메라를 들고 제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그는 "목에 두르면 달려 있는 카메라가 주변을 360도로 촬영하고, 다른 사람들에게 실시간 스트리밍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링크플로우 제공

2016년 2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세계 최대 정보통신기술(ICT) 전시회 MWC 개막에 맞춰 열린 삼성전자의 ‘갤럭시S7’ 공개 행사장에서는 청중들의 환호를 자아낸 ‘깜짝 이벤트’가 있었다. 가상현실(VR) 시장 공략을 위해 삼성이 준비한 신제품 체험을 위해 객석에서 ‘기어 VR’을 머리에 쓰고 있던 5,000여명이 기기를 벗었을 때 무대에 서 있던 사람 때문이다. 그 사람은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였다. 이 무대에서 삼성과 페이스북은 VR 서비스 협력을 발표했고, VR 시장에 대한 기대감은 최고조에 달했다.

하지만 열기는 오래가지 못했다. VR 서비스를 제공하려면 360도로 찍은 콘텐츠가 필요한데, 이를 제작할 기술과 관련 제품도, 서비스를 제공할 통신 인프라도 부족했다. 올해 5세대(G) 통신이 상용화되면서 VR 시장은 제대로 기지개를 켤 준비를 하고 있다. 그리고 360도 콘텐츠 제작을 위해 필요한 카메라 제품이 올 2월 MWC에서 전 세계에 소개됐다. 한국 스타트업 링크플로우가 개발한 세계 최초 ‘웨어러블 360도 카메라’가 그 주인공이다.

◇보안 시장부터 두드리다

김용국 링크플로우 대표는 삼성전자에서 근무하던 2015년부터 360도 카메라 개발에 1년을 매진한 뒤 이듬해 초 동료 3명과 함께 독립해 링크플로우를 설립했다. 개발에 성공한 건 2016년 4월이다. 삼성과 페이스북의 VR 협력이 발표된 그 해다. 그는 “당초 기대보다 VR 시장은 많이 성장하지 못했다”며 “그래서 보안 쪽으로 눈을 돌렸다”고 말했다.

링크플로우의 넥밴드 웨어러블 360도 카메라 소비자용(왼쪽) 제품과 기업고객용 제품. 링크플로우 제공
링크플로우의 넥밴드 웨어러블 360도 카메라 소비자용(왼쪽) 제품과 기업고객용 제품. 링크플로우 제공

링크프로우 제품 특징은 목에 거는 ‘넥밴드’형이란 점이다. 기존 보안 시장에서 주로 쓰이던 웨어러블 카메라는 가슴 부위에 붙이는 ‘바디캠’이다. 전방만 촬영할 수 있고 화면에 담을 수 있는 각도도 70도에서 130도 사이다. 링크플로우는 목에 걸면 되는 제품을 만들었다. 목 주변을 두르고 있는 카메라들(소비자용 제품 기준 앞 2개ㆍ뒤 1개)이 주변을 360도로 동시에 찍고 실시간 스트리밍도 가능하다. 얼굴인식 기능도 들어가 있다.

김 대표는 “넥밴드형 360도 카메라가 보편화하면 어느 방향에서도 찍히고 있다는 걸 알기 때문에 범죄자들이 공격을 잘 하지 않는 효과도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실시간 스트리밍이 되기 때문에 관제 센터에서 뒤로 돌아라 등의 지시를 할 수 있고, 얼굴인식으로 범인 검거뿐 아니라 미아 찾기에도 활용되는 등 효율성이 높다”고 말했다. 보안용 제품은 2018년 10월 양산에 들어갔고, 현재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 보안 직원들이 사용하고 있다. 현대중공업 조선소 현장에서도 직원 안전 관리를 위해 활용된다. 일본 수출에도 성공해 현지 일부 지하철 안에서 역무원들이 차고 돌아다니며 역사 관리를 하고 있다.

이 외에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 기능도 들어 있어, 촬영한 영상이 어느 위치였는지 자동으로 기록된다. 구글 사진지도 서비스 ‘스트리트 뷰’를 실시간 버전의 360도 영상으로 발전시킬 수 있는 셈이다.

◇“5G야말로 절호의 기회”

링크플로우의 성장성은 5G 통신을 만나 폭발할 것으로 기대된다. 대용량 데이터를 초고속으로 전송하는 5G를 활용하면 2D 기반의 콘텐츠 경험 방식이 완전히 달라지기 때문이다. 김 대표는 “양 손이 자유로운 상태로 패러글라이딩이나 스키점프를 하는 경험을 목에 두르고 있는 360도 카메라가 찍어내고 5G 환경에서는 이 모습을 실시간으로 여러 사람들과 공유할 수 있게 된다”고 밝혔다.

넥밴드 카메라를 걸치고 야구장에 간 친구가 하고 있는 경험을 내 집 안방에서 동시에 할 수 있고, 대형마트를 촬영해 가상의 마트 공간도 구현할 수 있다는 게 김 대표의 설명이다. 많은 실외 액티비티 유튜버들은 5G로 실시간 스트리밍을 하는 것도 가능해 진다. 이 서비스를 위해 링크플로우는 KT와 손을 잡았다. KT에서는 링크플로우 제품과 연동하는 5G 특화 360도 영상 공유 서비스를 출시할 계획이다. 넥밴드 360도 웨어러블 카메라는 황창규 KT 회장이 MWC19 기조연설 무대에 차고 올라가면서 전 세계에 소개되기도 했다.

링크플로우 성장성이 기대되는 또 다른 이유는 디스플레이 기술력 때문이다. ‘찍는 기술’뿐 아니라 ‘보여주는 기술’도 확보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차량용 360도 디스플레이다. 차량 유리를 다 디스플레이로 만드는 기술로, 차 안에 앉아있는 사람 주변에 특정 이미지를 송출할 수 있다는 게 김 대표의 설명이다. 그는 “도심을 달려도 차량 디스플레이가 남극이나 사바나 초원을 달리는 것처럼 연출할 수 있게 된다”며 “자율주행 시대가 오면 이런 디스플레이로 퇴근길 차 안에서 쇼핑을 하고 야구 경기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맹하경 기자 hkm07@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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