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쓰는 차트쇼 지금 1위는?’이 ‘복면가왕’을 잇는 MBC 음악 예능 흥행 신화를 꿈꾼다.
12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에서는 MBC 예능 ‘다시 쓰는 차트쇼 지금 1위는?’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는 김구산 CP를 비롯해 안소연 PD, 이경규, 유세윤이 참석했다.
지난 달 22일 첫 방송 이후 매주 금요일 오후 8시 30분 방송되고 있는 ‘다시 쓰는 차트쇼 지금 1위는?’은 49년 역사를 자랑하는 MBC 음악차트프로그램에서 대중들의 마음을 사로잡으며 정상에 섰던 '1위 가수'와 그 영광에 가려 1위를 놓친 '도전 가수'들이 다시 1위에 도전해 차트를 새롭게 써본다는 발칙한 발상에서 시작된 음악 예능 프로그램이다.
앞서 파일럿 형태로 선보여졌던 특집 방송에서는 김완선이, 정규 편성 이후에는 조성모, 이상우가 1위 가수로 출연했으며, 신효범, 소찬휘, 해바라기, 김지연, 현진영 등의 ‘도전가수’들이 박보람, 유성은, 수란, 강승윤, 존박, 우주소녀 연정 등 ‘지금 보컬’들과 함께 이에 도전하는 무대를 꾸며 색다른 재미를 선사했다.
이날 이경규는 “종편에서 프로그램을 하다가 고향 MBC에서 오랜만에 프로그램을 하게 됐다. 여의도 MBC에선 잘나갔는데 상암으로 옮기고 나서는 잘 안됐다. 그런데 이제는 잘 될 것 같다”고 너스레를 떤 뒤 “‘일밤’ 때로 돌아가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이번 프로그램이 잘 돼서 슬그머니 일밤으로 들어가지 않겠나 하는 생각을 하고 있다”고 ‘지금 1위는?’ MC를 맡은 소감과 함께 야망을 전했다.
이어 이경규는 자신과 함께 MC를 맡은 두 후배들과의 호흡과 촬영 후기에 대해서는 “장도연, 유세윤 씨가 말을 굉장히 잘해서 저는 별 말을 안 한다”며 “매주 90년대로 돌아가는 큰 즐거움을 맛보는 프로그램이다. 옛 동료들을 만날 기회가 흔치 않은데 녹화를 통해서 몇 십 년 만에 만나곤 하니까 행복한 프로그램이다. 녹화 시간은 처음엔 길었지만 아주 짧아져서 기쁘다. 3시간에서 2시간으로 기쁘다. 양심상 더 줄일 순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지금 1위는?’을 통해 MC 생활 첫 음악 예능에 도전한 이경규는 “음악프로그램은 처음이지만 90년대 음악 프로그램, 음악은 제가 꿰고 있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이경규는 “저만큼 잘 아는 사람이 없다. (프로그램에 등장하는) 전곡을 다 알고 있다는 사실에 저 조차도 깜짝 놀랐다”며 “요즘 노래는 하나도 모르는데 옛날 노래는 다 아는 걸 보고 ‘나도 젊은 시절에는 저렇게 노래를 많이 들었구나’ 했다. 저는 누구보다도 90년대, 심지어 80년대, 70년대 노래까지 아는 사람이라 음악프로그램이 처음인데도 불구하고 굉장히 오래해 왔던 느낌을 받는다”고 말했다.
유세윤은 함께 MC로 나서게 된 이경규와의 합에 대한 질문에 “이경규 선배님은 본격적인 예능으로 저를 끌어주신 분이시다. ‘불량아빠클럽’이라는 방송 때 MC를 했었다. ‘보이스 MC’라고 뒤통수만 나오는 역할이었는데 그 때 잘 끌어주셔서 이 자리까지 올 수 있었다”고 감사함을 드러냈다.
이어 유세윤은 장도연, 이경규와의 호흡에 대해 “시작부터 엉성하지 않은, 자리 잡힌 상태의 합이었다”고 말한 뒤 “이경규 선배님도 많이 하셨지만, 저도 음악 프로그램을 많이 진행했었으니까 음악 프로그램만큼은 제가 이경규 선배님보다 조금 더 낫지 않나 싶다. 이경규 선배님은 첫 음악 예능이시니 음악 예능에서는 제가 선배다”라고 너스레를 떨어 웃음을 자아냈다.
또 “장도연 씨, 이경규 선배님 모두 다 각자의 롤들이 잘 정해져 있고 그 롤을 각자 잘 해나가고 있는 것 같다. 그래서 세 사람이 진행해 나갈 때 즐거운 것 같다”고 덧붙이며 팀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너목보’ 시리즈를 비롯해 다양한 음악 예능 MC로 출연한 경험이 있는 유세윤은 “음악 프로그램이 생길 때 마다 섭외 제의가 왔고 성격이 맞으면 출연을 하고 있는데 이번 프로그램은 성격이 다르다. 시대 이야기를 하고 있다는 점 때문이다”라며 “‘지금 1위는?’은 시대 음악을 가지고 경연을 한다. 이 경연이 후배들의 목소리를 통해서 선배들이 경연을 하는데 독특한 구성이다. 또 제 모든 코미디의 원천이 레트로에 있다. 그런 점에 있어서 녹화 날마다 감동의 연속이다. 변진섭 씨 편 때는 울컥하기도 했다. 경연프로그램이기도 하지만 시대 이야기를 하는 독특한 감동을 주는 프로그램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지금 1위는?’은 매주 금요일 오후 8시 30분에 방송되고 있다. 금요일 저녁 예능은 ‘불금’을 즐기는 시청자들과 이미 저녁 예능 블록 굳히기에 성공한 타 채널들의 영향으로 흥행 성공이 쉽지 않은 상황.
이에 대해 김구산 CP는 “시간대가 아주 유리하진 않지만 MBC에서 편성전략적으로 예능 존으로 묶어서 불금을 즐겁게 보낼 수 있는 존을 만들어보자는 의도를 만들어보자는 편성을 했다”며 “조금 이른 시간이긴 한데 ‘지금 1위는?’을 시작으로 ‘마리텔V2’, ‘나 혼자 산다’가 연달아서 나가는 그림을 그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사실 기존에 다른 프로그램들이 자리를 잡고 있고 신규로 존에 들어갔기 때문에 개인적인 판단으로 굉장히 재미있고 경쟁력 있지만 고전 중이라고 생각한다”는 견해를 밝힌 김 CP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게 의외로 조금 많이 모르셔서 못 찾아보시는데 본 분들은 재미있다고 말씀해주신다. 앞으로 경쟁력을 갖춰가지 않을까 싶다”고 희망적인 미래를 내다봤다.
이경규 역시 “어느 시간대이든 잘 하면 사람들이 다 보지 않을까 싶다”고 소신 있는 대답을 꺼냈다. 이어 “프로그램을 해보면서 출연하는 분들이 행복하고 즐거워하는 프로그램이 망하는 건 본 적이 없다”며 “모두가 만족하는 프로그램이 없는데 ‘지금 1위는?’은 녹화를 마치고 보면 모두들 만족하시더라. 시작은 미비하나 끝은 잘 될 거라고 생각한다. 분명 잘 될 거라고 확신한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또 이날 김구산 CP는 “‘지금 1위는’은 정말 완성도 높은 음악 예능의 포맷을 갖추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복면가왕’이 미국 FOX채널에 판권 판매가 된 것처럼 욕심으로는 ‘지금 1위는’도 그렇게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어느 나라도 과거 음악 차트가 없는 나라는 없다. 빌보드도 있고, 여러 차트들이 있다. 현재 여러 판권 유통사에서 관심을 가지고 있는 상황인 만큼 내부적으로도 큰 희망을 가지고 있다”고 ‘지금 1위는?’의 해외 판권 수출에 대한 기대감을 내비치기도 했다.
‘복면가왕’의 흥행으로 미국 TV채널 판권 수출이라는 쾌거를 이뤄낸 MBC가 ‘지금 1위는?’을 통해 또 한 번의 쾌거를 이룰 수 있을지, ‘세대 공감’ 키워드를 내세운 새 음악 예능의 미래에 귀추가 주목된다.
홍혜민 기자 hh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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